12개 은행 IRP 고객 수 3년 새 131만명 증가KEB하나은행, 해마다 10~20만명씩 고객 늘어우리은행 "비활성계좌 정리, 실제 고객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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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태 자유한국당 의원실

    퇴직연금 시장을 둘러싼 패권경쟁에 불이 붙으면서 은행권에서도 고객모시기 쟁탈전이 치열하다. 수수료 인하 경쟁과 수익률 높이기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수익 안나면 퇴직연금 수수료 0원’을 내세우며 고객잡기 이벤트가 한창이다.

    특히 지난 2017년 개인형 IRP 가입 문턱이 낮아지면서 은행 간 IRP 신규와 계좌이전, 퇴직금 입금고객 유치를 위한 대전이 펼쳐지고 있다. 경쟁이 지속되며 은행별 적립액과 수익률뿐만 아니라 고객 수에서도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14일 김용태 자유한국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은행별 개인형 IRP 고객 수’에 따르면 IRP를 취급하는 12개 은행(KB국민‧신한‧우리‧KEB하나‧기업‧농협‧경남‧부산‧광주‧대구‧산업‧제주)의 지난해 9월 말 고객 수는 313만7087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8년 말 289만5380명보다 8.3%(24만1707명)증가했으며, 2016년 말 183만1999명보다 71%(130만5088명)나 늘어난 규모다.

    가파른 고객 수 증가는 KEB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이 주도했다.

    KEB하나은행은 2016년 말 개인형 IRP고객 수가 34만4132명으로 4대 시중은행 중 꼴찌였으나 2017년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을 제치고 2위(51만1689명)로 올라섰다.

    2018년부터는 IRP 취급 은행 중 1위(71만6111명)로 우뚝 섰다. 지난해 9월 말에는 은행 중 유일하게 고객 80만명을 넘기는 등 해마다 10~20만명 가량의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고객이 급증한 만큼 IRP 적립금 성장률도 은행권 1위를 달성하고 있다. 이 같은 성장비결은 지난해 초 조직개편을 통해 퇴직연금사업본부를 신설한데 이어 현재 연금사업단으로 격상시켜 연금영업에 집중 공략한 성과다.

    신한은행은 KEB하나은행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2017년까지 51만4620명의 고객을 보유하며 1위를 점하다 2018년부터는 KEB하나은행에 최다고객보유 은행 자리를 내준 뒤 2위를 지키고 있다. 대부분의 은행이 증가규모는 차이가 있으나 꾸준히 고객수를 늘리고 있다.

    반면 우리은행만 고객 수가 약 2만명 감소했다. 우리은행은 2017년 44만8266명에서 2018년 47만2968명으로 늘었다가 지난해 9월말 45만7678명으로 1년도 채 안돼 1만5290명의 고객이 줄었다. KEB하나은행이 1년 새 10만명이상 고객이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우리은행은 이에 대해 “지난해 IRP계좌 중 비활성화된 계좌를 정리하면서 일시적으로 고객 수가 줄어든 것”이라며 “비활성화 계좌 정리 요인을 제외하면 고객 수는 점진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가 지난 2017년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시행령을 개정하고 자영업자, 단시간근로자, 퇴직금 적용자 등을 IRP 가입 대상에 추가하면서 가입자가 급증하고 있다”며 “퇴직연금 의무화와 세액공제한도 상향 등 정부가 퇴직연금제도 강화를 추진하면서 은행권 퇴직연금 경쟁은 계속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