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불참으로 신제품 발표 연기...美 시작으로 출시지역별 공개로 전환이연모 부사장 글로벌 데뷔전도 미뤄져...신제품 출시 해법 마련에만 집중해외만 출시하는 V60·매스프리미엄폰 확대 등...새 전략 통할지에 촉각
  • ▲ 이연모 LG전자 MC사업본부장 ⓒLG전자
    ▲ 이연모 LG전자 MC사업본부장 ⓒLG전자
    '우한 폐렴'으로 LG전자가 '월드모바일콩그레스(MWC) 2020' 최종 불참을 결정하면서 지난해 연말 인사로 스마트폰(MC)사업을 새롭게 책임지게 된 이연모 부사장의 글로벌 데뷔도 미뤄졌다. 이 부사장은 이번에 국내와 해외 출시 플래그십폰을 달리하는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동시에 '매스 프리미엄(Mass Premium)' 라인업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에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어 주목된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에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우한 폐렴으로 LG전자가 오는 24일부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20 출전을 전격 취소하면서 새롭게 MC사업본부를 맡은 이연모 부사장의 글로벌 데뷔전도 무산됐다. 이 부사장은 현지에서 취임 후 첫 공식 기자간담회 자리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됐었다.

    LG전자는 MWC 2020 행사 개최 18일을 앞둔 지난 5일 최종 불참 결정을 공식화했다. 우한 폐렴이 확산되는 가운데 참가자들과 임직원의 안전을 우선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LG전자는 국내 참여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현지에서 행사가 열리기 직전 신제품 공개 행사를 계획하고 있던 곳이라는 점에서 참석에 의의가 컸지만 우한 폐렴 리스크가 너무 막강했다.

    LG전자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신제품 글로벌 출시 일정에 맞춰 현지에서 개별적으로 출시 행사와 마케팅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최근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에 이은 컨퍼런스콜에서 스마트폰 신제품 'V60 씽큐(ThinQ)'를 해외시장 출시 전용으로 내놓는다는 전략을 밝힌 LG전자는 해외에선 V60을, 국내에선 'G9 씽큐' 출시 행사를 따로 개최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해외에서는 가장 먼저 출시가 예정된 미국에서 V60 공개가 이뤄진다.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예정했던 V60 출시 일정에 큰 차질이 없다면 이르면 3월 말에서 늦어도 4월 초에는 신제품 공개와 출시가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어 글로벌 주력 시장을 중심으로 순차적으로 신제품 출시 행사가 이어진다. 비슷한 시기 국내에서도 G9가 출시된다.

    이번에 데뷔전을 치르지 못한 이 부사장은 G9 국내 출시와 맞물려 공식적인 언론 간담회를 진행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관련업계에서도 이미 19분기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새로운 수장을 맞아 어떤 전략으로 위기를 극복해갈지에 관심이 쏠린만큼 그의 추후 행보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 부사장이 취임한 이후 LG전자 MC사업본부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스마트폰 사업 전략을 속속 꺼내들며 궁금증과 기대감을 동시에 키우고 있다는 평가다.

    우선 지난해 플래그십 모델인 'G시리즈'와 'V시리즈'를 MWC에서 모두 공개해 국내외를 따로 나누지 않고 판매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국내와 해외에 플래그십 폰을 따로 내놓는 '투트랙 전략'을 택한 점부터 관심의 대상이다. 앞서 출시 일정을 언급한 것과 같이 해외에는 V시리즈 신제품을, 국내에는 G시리즈 신제품을 판매하고 두 제품 모두 듀얼스크린과 5G를 지원하도록 했다. 지난해엔 G시리즈는 LTE 전용으로만 출시하고 V시리즈에 듀얼스크린과 5G를 처음 적용했다.

    '매스 프리미엄' 라인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한다는 전략도 이 부사장이 추진하는 새로운 전략 중 하나다. 매스 프리미엄은 프리미엄급 폰과 중저가폰의 중간 단계에 해당하는 제품군으로, 프리미엄급의 사양을 대부분 갖췄음에도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제조사 입장에선 고가의 프리미엄 시장에서보다 비용 투입을 줄이고 수익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판매 점유율을 올릴 수 있는 효자 제품이기도 하다.

    LG전자는 이 같은 매스 프리미엄 제품으로 보급형 5G폰으로 출시될 가능성이 제기된 'Q시리즈'를 선두에 둘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혹은 국내에서 출시키로 한 G시리즈를 개편해 매스 프리미엄 라인업에서 활용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한층 더 보편화될 5G폰에서 매스 프리미엄 라인을 집중적으로 키울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전략으로 무장한 LG전자 MC사업은 또 한번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 5년 사이 스마트폰 사업 수장만 네 번째 교체인 탓에 과감한 변화를 시도하는 이 부사장의 올해 성과에 관심이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