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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가 유통향 냉연강판 가격 조정을 통해 수익성 강화에 나선다. 코로나19(우한폐렴) 확산으로 중국산 수입이 감소한 것이 가격 인상의 배경이 됐다는 설명이다.
포스코는 17일 주문 투입분부터 냉연도금재 일부 품목 가격을 톤당 2만원 인상한다. 대상 제품은 용융아연도금강판(GI)과 열연도금강판(HGI)이다. 조정 가격은 3월 출하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2월 주문 투입분 유통향 후판 가격도 톤당 2만원 올렸다. 현재 유통향 열연강판 가격도 조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잇따른 가격 조정은 그만큼 수익성 회복이 절실해서다.
포스코는 지난해 급등한 원자재 가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며 실적 악화를 경험했다. 연간 4조원 이상을 자신했던 영업이익은 3조8689억원으로 급감했다. 2018년 대비 감소폭은 무려 30.2%에 달했다.
지난달 31일 진행한 2019년 4분기 실적발표에서 올해는 유통향 제품 가격부터 적극 인상하며 수익성을 방어해 나가겠다 밝혔다. 최근 유통향 제품 가격 인상 모두 이러한 기조에 따라 이뤄졌다.
과정은 쉽지 않았다. 연초부터 확산되기 시작한 코로나19가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수요도 침체상태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연초 계획과 달리 코로나19 사태를 살피며 시장 상황을 지켜봤다.
하지만 중국 현지내 바이러스 확산으로 춘절 연휴가 연장되자 국내 수입량이 크게 줄기 시작했다. 중국내 공장들의 가동 중단 기간이 당초 계획보다 길어진 탓이다.
현재 중국산 수입은 현지에서 생산과 물류 모두 어려움을 겪으며 급격히 감소한 상태다. 포스코가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위축에도 불구하고 가격 인상을 단행할 수 있었던 이유다.
안정세를 찾지 못하는 원료 가격 또한 가격 인상의 여지를 줬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중국 수입 철광석(CFR, 운임포함인도) 가격은 이달 14일 기준 톤당 86.9달러를 기록했다.
1월말부터 3주 연속 하락하며 톤당 82달러까지 내렸지만 최근 들어 다시 상승하기 시작한 것이다.
다만 포스코가 지속적인 인상 기조를 가져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중국내 철강재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고, 바이러스가 잠잠해지면 중국산 수입량이 급증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 주요 철강사들의 냉연 도금재 수출 오퍼가격은 춘절 이전과 비교해 톤당 30달러까지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이달까지는 가격을 올리는데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며 "원자재 가격 또한 안정세를 찾지 못하면서 가격 인상을 확정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춘절 이후 중국 철강사들이 수출 오퍼가격을 대폭 내리고 있다"며 "당장 내달부터 중국산이 대거 유입되면 포스코가 가격 인상 기조를 이어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