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분쟁 패배시 '경영복귀' 완전 차단이명희 고문·조현민 전무도 등 돌릴 듯'땅콩회항' 리스크도 악재로 발목 잡아
  • ▲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 뉴데일리 DB
    ▲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 뉴데일리 DB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한진가(家) 경영권 분쟁에서 밀리는 분위기다. 지난 20일 KCGI 주도로 진행된 주주연합 측 기자간담회도 큰 반전 없이 끝났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이 이어진다면 조 전 부사장은 경영 복귀는 커녕 가족까지 모두 잃을 처지에 놓일 것이란 전망이다.

    21일 치열하게 전개되는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이 점차 조원태 회장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되는 분위기다.

    대한항공, 한국공항 등 그룹 내 주요 노조가 조 회장을 지지하고 있는 데다, 항공업계도 같은 평가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조 전 부사장 측이 추천한 이사진 김치훈 후보가 자진 사퇴해 타격을 받기도 했다. 한국공항 임원 출신인 김 후보는 지난 18일 “주주연합의 주주제안에 동의하지 않으며, 동료 후배들로 구성된 현 경영진을 지지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지분도 조현아 전 부사장 측이 1% 가량 뒤처져있는 상황이다. 최근 반도건설 추가 매입분까지 포함해도 조 전 부사장 측 지분율은 37.08%이다.

    현재 조원태 회장 측 지분율은 38.25%다. 조 회장(6.52%), 모친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5.31%),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와 재단 등 특수 관계인 지분(4.15%), 우호 지분으로 분류되는 델타항공(10.0%)과 카카오(2%), 대한항공 사우회 등 임직원(3.8%)까지 합해서다.

    여기에 국민연금(지분 2.9%), 기관투자자 등의 판단이 더해진다. 재계는 국민연금과 기타 주주가 ‘땅콩회항’으로 물의를 빚은 조 전 부사장 편에 설 가능성을 낮게 본다.

    조 전 부사장의 가족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는 ‘조원태 체제’를 지지한지 오래다. 이들은 지난 4일 입장문을 내고 “한진 대주주로서 선대 회장의 유훈을 받들어 그룹의 안정과 발전을 염원한다”며 “조원태 회장 중심의 현 경영 체제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모녀는 조현아 전 부사장이 외부 세력과 연대한 사실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KCGI가 아버지 고 조양호 회장의 별세에 영향을 준 ‘집안의 원수’라는 점에서 충격이 적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자신이 꾸린 가정도 성치 않은 형편이다. 지난해 8월 조 전 부사장의 남편은 이혼소송을 냈다. 남편은 조 전 부사장에게 상습적인 폭행을 당해왔다고 주장했다. 자녀 두 명을 학대한 혐의도 있었다. 이같은 개인사도 '오너 도덕성 논란'과 함께 꾸준히 거론되는 리스크 중 하나다.

    재계는 조 전 부사장이 이번 한진칼 주총에서 패배할 경우 그룹의 품으로 돌아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KCGI와의 연합 등으로 가족과 회사 내 여론이 심각하게 나빠졌다는 판단에서다. 결국에는 조 전 부사장의 경영복귀가 완전히 차단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경영권 분쟁은 조현아 전 부사장에게 남은 마지막 기회”라며 “경영 배제에서 시작된 다툼이 크게 번져 집안과 그룹 전체를 뒤흔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물러설 곳 없는 조 전 부사장이 애를 쓰고 있지만, 앞선 땅콩회항 등 여론이 워낙 좋지 않아 결과는 부정적일 가능성이 크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