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실적 비정유 부문 '선방'대규모 투자, '고도화-포트폴리오' 확대중기 실적 전망 장밋빛… 최근 하락세 반등 기대감
  • ▲ 에쓰오일. ⓒ연합뉴스
    ▲ 에쓰오일. ⓒ연합뉴스

    지난해 정제마진 악화와 연초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정유업계가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앞선 투자에서 현금창출이 본격화되고 있는 에쓰오일은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암흑기를 헤쳐나갈 방침이다.

    6일 실적 전망 분석 결과 올해 에쓰오일은 연결 기준 매출액 25조1084억원, 영업이익 4111억원의 영업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은 지난해 24조3942억원(이하 잠정실적)에 비해 2.92% 성장한 수준이며 영업이익(4492억원)은 두 배가량 뛰면서 2017년 1조3732억원 이후 이어진 하락세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2021년에는 '연간 영업이익 1조 클럽'에 재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긍정적 중기 실적 전망의 배경에는 높은 사업다각화 수준이 있다.

    에쓰오일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정유 △석유화학 △윤활유 부문으로 구성됐다. 탈황설비, 콘덴세이트 정제설비 등을 바탕으로 정유 부문에서 우수한 생산효율성과 고부가가치 제품 기반을 확보하고 있으며 석유화학을 중심으로 비정유 부문의 사업 기반을 점차 강화하고 있다.

    석유화학 부문은 지속적인 투자와 공정효율화를 통해 파라자일렌(PX, 연 185만t), BTX(벤젠·톨루엔·자일렌, 140만t) 등을 포함한 아로마틱 제품 생산능력이 연간 약 342만t에 이르고 있다. 또 윤활유 부문은 그룹Ⅱ, Ⅲ 등 고급 윤활기유를 중심으로 단일 공장 기준 세계 2위 수준인 일산 4만4700배럴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2018년 말 RUC(잔사유 고도화 콤플렉스)·ODC(올레핀 다운스트림 콤플렉스) 설비의 상업가동 이후 일산 7만6000배럴의 신규 고도화 설비를 통해 정유 부문의 설비고도화 비율이 약 39%로 상승했으며 석유화학 부문에서는 폴리프로필렌(PP, 연 40만t), 프로필렌옥사이드(PO, 연 30만t) 등 올레핀 계열 제품 기반을 확대했다.

    송미경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은 "연초부터 경기 불확실성 및 지정학적 이슈 발생이 이어지는 가운데 코로나19 여파도 영향을 미치면서 당분간 손익변동성은 높은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에쓰오일의 경우 다각화된 사업 기반 및 사업 부문별 우수한 시장 지위, 투자를 통한 고도화 비율 제고 및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 수준 등을 고려하면 평균적으로 우수한 이익창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해 에쓰오일의 경우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평가이익 460억원에도 정제마진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등 업황이 크게 꺾이면서 실적이 부진했다. 지난해 정유 부문에서 매출 19조원(-5.55%), 영업손실 253억원(적자전환, 이상 전년대비 변동률)을 기록했다. 특히 4분기 영업손실은 797억원에 달했다.

    에쓰오일 측은 "중국의 신규 정유설비 상업 가동에 따른 공급 증가와 IMO(국제해사기구)의 환경규제 시행에 앞서 고유황유(HSFO) 가격의 급락으로 정제마진이 하락해 적자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정유사업의 부진에도 석유화학과 윤활유 부문의 높은 이익률로 타격이 완화됐다. 지난해 석유화학 영업이익은 2550억원, 윤활유는 2195억원으로, 전년에 비해서는 감소했지만 두 사업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6.58%, 14.4%에 이른다.

    A금융투자 연구원은 "수직계열화를 통해 경쟁사보다 높은 원가경쟁력을 확보했다"며 "고급 윤활기유를 중심으로 생산하면서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중기 실적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의 경우 2021년까지 지속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올레핀 계열에서는 다운스트림 수요의 점진적 회복으로 지난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며 아로마틱에서는 PX시설 가동률 하락에 따라 과잉공급이 연말께 해소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도 2020년 매출 4조1119억원, 2021년 4조3492억원으로 성장해 매출 비중도 2018년 14.5%에서 17.0%로 높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석유화학이 외형 성장을 맡았다면 윤활유는 수익성을 향상시킬 전망이다. 환경규제 강화로 고품질 윤활기유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윤활기유 스프레드는 견조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윤활유 영업이익은 올해 2740억원에서 내년 3107억원으로 지속 성장할 전망이며 영업이익률도 2018년 15.6%에서 2021년 19.5%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의 70% 이상을 도맡고 있는 정유 부문은 코로나19 여파로 단기 실적 불확실성은 확대됐으나, IMO 2020 시행과 미중 무역분쟁 완화에 힘입은 수요 성장이 신규 설비 증설에 따른 과잉공급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장기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다.

    정유 부문은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완연한 개선세를 보일 전망이다. 2021년 매출액은 19조6038억원, 영업이익은 6789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대외 이슈가 겹치면서 업황은 최저점인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RUC·ODC 준공으로 차별적인 다운스트림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어려운 업황이지만, 향후 반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