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둔감 시작·100조 프로그램 화답" 긍정론"여전히 변동성 높고 코로나19 불확실" 경계론대규모 경기 부양책 제시, 충격방어 여지 상존
  • 최근 급등락을 반복하는 증시에 대해 증권사들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폭락장세 이후 악재가 가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한편으로는 여전히 높은 변동성에 경고음을 내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는 여전히 매수세를 지속 중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급락세를 이어가던 증시에 최악의 시나리오들을 지나오고 급등 마감하는 일수가 늘자 증권사들도 서서히 바닥에 대한 분석을 재개하는 모습이다.

    다만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증권사별로 온도차가 감지된다.

    지금이 바닥이라는 분석을 통해 매수전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여전히 높은 변동성으로 위험요소가 많다는 주장도 강력하다.

    긍정론의 근거는 우선 폭발적이던 악재 반응속도가 더뎌졌다는 점이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주식시장은 하락할 때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해 주가에 반영하며 하락이 진행되는 초중반에는 이러한 모습이 더욱 격렬하게 나타나고 하락 속도는 최고조에 이른다"며 "하락이 진행되는 후반이 되면 악재에 반응하는 정도가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악재에도 주식시장이 무던하게 반응하는 지금 시점이 바닥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장의 내재 변동성을 측정하는 지표인 VIX가 월간 단위 기준으로 금융위기 당시보다 높은 수준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강 연구원은 "정량적인 관점에서는 세상이 더 위험해 보이기도 어려운 상태이며 이제부턴 주가가 걱정의 벽을 타고 넘으며 반등할 가능성이 존재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미국 연준의 무제한 양적 완화 조치 등으로 외환시장이 안정될 여지가 있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았다.

    정부의 100조원 규모의 금융정책을 증시 호재로 꼽힌다.

    실제 지난 24일 정부가 1차 50조원에 이어 2차로 총 100조원에 달하는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을 발표하자 코스피가 곧바로 8%대 급등하며 화답했고, 25일에도 5.89% 급등하며 1700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증시에 투입되는 금액은 전체 시총의 1% 수준에 불과한 10조원 수준이지만 정부의 기업 안정과 증시부양의지를 확인했고, 순매도 규모가 13거래일 만에 처음으로 1000억원을 밑돌았다.

    반면 여전히 높은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진행된 통화정책으로 리스크 지표들이 일단 진정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은 변동성이 높다는 점에 대해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VIX에 대한 해석을 DB금융투자와 달리했다.

    조 연구원은 "VIX는 지난 16일 82.7로 고점을 형성하고 이후 가속된 정책 발표와 맞물려 60 부근으로 하락해 있다"면서 "극단적인 심리 위축이 해소되면서 나타난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지난 금융위기 저점 모색 구간을 복기해 보면 급등했던 변동성 지표가 한 번에 저점 영역으로 회귀하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역시 과거 리만 브라더스 파산 직후의 패닉 국면과 유사하게 변동성 지표의 급등 이후 진정이 시도되고 있지만, 여전히 60pt 수준은 높은 영역이라는 점에서 주의를 당부했다.

    조 연구원은 또 "중국과 미국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이 제시되고 있는 만큼 일단 충격은 방어될 여지가 생긴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3월 이후 본격적인 통제 상황이 진행된 미국과 유럽의 경제 지표 악화 정도에 대한 추산이 아직은 정확치 못한 상황이고, 코로나 확산 및 치료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잔존하는 상황인 만큼 변동성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유안타증권은 시장 정상화 시 결국 업종별 대표기업들이 반등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유통업종은 신세계와 이마트, 화장품/음식료는 LG생활건강과 오리온, 지주/통신은 LG, CJ, LG유플러스를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