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필리핀 호세리잘함 인도 시기 재협의중현대미포조선, 선주사 요청으로 LPG운반선 2척 인도 연기매출 탸격, 관리비 증가… "중소선사 인도 지연 속출"
  • ▲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울산 본사에서 진수한 필리핀 호위함 2번함 '안토니오 루나함'.ⓒ현대중공업
    ▲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울산 본사에서 진수한 필리핀 호위함 2번함 '안토니오 루나함'.ⓒ현대중공업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선박 인도 지연이 현실화되고 있다. 최근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필리핀 최초의 유도미사일 호위함인 '호세 리잘함' 인도 일정이 불투명해졌다.

    당초 이달 필리핀 해군에 정식 인도될 예정이었지만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지난 4일 필리핀 해군 함대 사령관인 지오반니 바코도 소장은 현지 언론을 통해 "아직 공식적으로는 아니지만 호세 리잘함의 인도가 지연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국입국시 일정기간 격리해야 하는 점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필리핀 해군은 호위함을 인도하기 전 기술검사승인위원회(TIAC)가 선박의 성능 및 요구사항을 충족하는지 여부를 검증한다. 그렇지만 한국 방역당국이 이달 1일부터 해외에서 입국한 모든 내외국인을 입국 후 2주간 격리 대상으로 설정하면서 이번달 내 작업을 마치는 게 어려워졌다. 

    바코도 소장은 "코로나로 입국하는 모든 방문객이 14일 동안 검역 및 격리기간을 거쳐야 하는데, 어떻게 TIAC가 한국으로 갈 수 있겠냐"며 "만약 TIAC 회원이 3일 동안 한국을 방문한다 해도 2주간 격리기간을 가져야한다"고 말했다. 

    양국은 계약상 인도기간이 남아있는 점을 감안해 일정을 재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5월 배수량 2600톤급 필리핀 호위함 '호세 리잘함'을 진수했다. 호세 리잘함은 현대중공업이 2016년 10월 필리핀 국방부로부터 수주한 호위함 2척 가운데 첫 번째로 길이 107m, 폭 14m 규모 다목적 전투함이다. 

    이 선박은 최대 속력 25노트(약 46㎞/h)며, 4500해리(8300㎞) 이상 긴 항속거리를 보유해 장기간 원해 경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또한 필리핀 해군 최초로 유도탄과 어뢰를 운용하고, 태풍과 열대성 기후 등 거친 해상 조건에서도 작전 성능과 생존성을 갖도록 설계됐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인도 일정 자체가 당초보다 앞당겨져 계약상 문제는 없다"면서 "코로나19로 인해 정확한 인도 일정은 협의 중인 것으로 알고있다"고 설명했다. 

    선박 인도 지연에 따른 불안감은 다른 선종에서도 커지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은 2019년 12월 5일 수주한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2척에 대한 선박 인도일을 선주사 요청에 따라 연기한다고 지난 3월 31일 공시했다. 

    이에 따라 인도 예정일도 오는 2021년 9월 30일에서 2022년 2월 28일로 5개월 밀렸다. 특히 선박 1척은 발주처가 계약을 취소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는 조건도 추가됐다. 현대미포조선은 계약 취소시 별도 정정공시를 낼 예정이다. 

    조선사는 계약부터 인도까지 공정을 이어가면서 차례로 대금을 지급받는다. 선박을 제떄 인도하지 못하면 발주사로의 대금 지급도 늦춰지면서 매출액에도 영향을 미친다. 건조된 선박을 보관하면서 추가 비용도 발생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견조선업체들은 이미 최소 일주일에서 한달가량 선박 건조 및 인도가 연기되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면서 "시황 악화에 선박 인도까지 지연되면서 조선사들의 부담이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