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가속감과 정숙성 인상적저중심 설계 전기차답게 코너링 안정적내연기관 못지 않은 승차감 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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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0년 역사의 메르세데스-벤츠가 브랜드 첫 전기차 '뉴 EQC'를 내놨다.

    뉴 EQC는 다임러 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전략을 상징적으로 구현하는 모델로 국내 시장에는 지난해 10월 출시됐다. 독창적인 내외관 디자인과 새로운 구동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역동적인 퍼포먼스, 다양한 편의성을 갖춘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그 가치를 인정받아 한국자동차기자협회와 중앙일보가 주관하는 ‘2020 올해의 차’에서 각각 ‘올해의 그린카’와 ‘올해의 퓨처 모빌리티’ 부문 수상 차량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벤츠가 만든 전기차는 다른 브랜드 전기차들과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그 궁금증을 안고 최근 이 모델을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에서 경기도 양평군 두물머리까지 왕복 150km를 시승했다.

    시승모델은 뉴 EQC Edition 1886 4MATIC이다. 앞 차축과 뒤 차축에 각각 탑재된 두 개의 모터는 최고 출력 408 마력, 최대 토크 78.0 kg.m의 강력한 힘을 내뿜는다. 최대주행거리는 309km이며, 가격은 1억1100만원이다.

    뉴 EQC를 처음 대면하니 둥글둥글한 차제가 인상적이다. 일반적으로 SUV하면 다소 각지고 근육질 형태의 차체를 연상하기 쉬운데 더 뉴 EQC는 정반대다. 차체 전체가 각진데 없이 둥글둥글해 편안한 인상을 선사한다.

    전면부 대형 그릴 중간에 큼지막하게 자리잡은 삼각별은 벤츠의 자존심 그 자체다. 블랙 패널 안에 그릴과 함께 날렵하게 이어져 있는 헤드램프는 미래지향적 디자인 요소를 충분히 담아냈다.

    측면부의 쭉 뻗은 루프라인과 윈도우, 낮게 자리 잡은 웨이스트 라인과 후면부 쿠페형 루프 스포일러는 SUV와 SUV 쿠페의 모습을 조화롭게 만든다.

    운전석을 열고 실내를 살펴보니 계기반과 하나로 연결된 10.25인치 디스플레이가 눈에 띈다. 센터페시아까지 길게 이어진 디스플레이는 터치 인식도 가능해 편리함을 한층 강화했다. 그전까지 터치가 불가능해 불편하다는 고객들의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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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전석을 열고 실내를 살펴보니 계기반과 하나로 연결된 10.25인치 디스플레이가 눈에 띈다. 센터페시아까지 길게 이어진 디스플레이는 터치 인식도 가능해 편리함을 한층 강화했다. 그전까지 터치가 불가능해 불편하다는 고객들의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그 아래 송풍구는 직사각형 형태로 가로로 길게 이어져 있다. 내부는 구리와 같은 갈색으로 핀셋 모양으로 디자인돼 이 차가 전기차란 사실을 송풍구 하나만으로도 알 수 있게 한다. 송풍구 아래 위치한 공조장치는 크롬처리한 상하 버튼으로 만들어져 고급감을 살렸다.

    시동을 걸고 본격적인 주행에 나섰다. 전기차답게 아무 소음이 들리지 않아 시동이 켜진 상태인지 알기 어렵다. 계기반에 레디란 불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서야 시동이 켜졌단 사실을 인지했다.

    가속페달을 밟자 물 흐르듯 미끄러져 나간다. 살짝 밟았는데도 408마력에 달하는 힘이 발 끝에서부터 전해져 온다.

    저속에서의 승차감은 내연기관 못지 않게 편안하다. 지금껏 타본 전기차들은 서스펜션이 대체로 딱딱하게 세팅돼 노면 진동이 바로 전해졌는데 EQC를 이를 잘 흡수해낸다.

    고속도로에 올라 가속성능을 살펴봤다.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바꾸니 가속페달을 밟는 즉시 반응한다. 전기차 특성 상 풀악셀 시 최대토크를 발휘해 가속감은 벤츠 그 어느 모델보다 뛰어나다. 제로백 5.1초가 보여주는 가속감을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

    어느덧 고속구간에 접어들었음에도 노면 소음이나 풍절음은 크게 전해지지 않는다. 시승 전 벤츠 관계자가 편안한 승차감 구현에 그 어느때보다 신경썼다란 말을 실감하는 순간이다.

    주행하다 급격한 코너링 구간을 맞이했다. 뉴 EQC의 코너링 실력이 어떤지 시험해보려 속력을 많이 줄이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SUV는 코너링 구간에서 많이 쏠리는 경향이 있는데 뉴 EQC는 매우 안정적으로 차체를 잡아줬다. 배터리를 탑재해야 하는 전기차 구조 상 저중심으로 설계된 것이 크게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

    벤츠가 자랑하는 반자율주행 기능을 활성화했다. 앞차와의 간격을 잘 지키면서 차선따라 안정적으로 조향한다. 핸들을 놓고 10여초 흐르자 핸들을 잡으라는 경고메시지가 뜬다.

    무시하고 계속 손을 놓고 있으니 경고음이 울린다. 한번, 두번, 세번, 네번 울리고 난 뒤 비상정지상태로 접어든다. 이 상태로 가만 놔두면 속력을 서서히 줄여 차량이 정지상태에 이르게 한다.

    뉴 EQC는 반자율 주행 시 경고음을 무시하면 운전자가 의식을 잃었다 판단하게끔 만들어졌다. 그런 까닭에 비상 정지 기능을 활성화하며 서서히 멈춰서게 하는 것이다. 마지막까지 운전자의 안전을 고려한 벤츠의 기본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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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 EQC는 운전자가 스스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4단계의 에너지 회생 모드를 제공한다. 이 기능은 스티어링 휠 뒤에 위치한 패들 시프트로 주행하는 동안 언제든 조절 가능하다.

    제동 1단계인 D는 가장 부드러운 회생 제동성능을 보인다. 2단계인 D-는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브레이크가 살짝 걸리는 느낌이다. 가장 강력한 회생 제동인 D--는 주행과 정지까지 가속페달 하나로만 조절할 수 있는 수준이다.

    반대로 D+는 회생 제동이 완전히 꺼진 상태로 글라이딩 모드로 주행이 가능하다. 실제 D+로 주행하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도 속력이 크게 줄지 않고 계속해서 일정 속도로 나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EQC는 아쉬운 점은 무엇이 있을까. 아마도 모든 이들이 손에 꼽는 짧은 주행거리일 것이다. 뉴 EQC는 한국 기준으로 최대 주행거리가 309km이다. 유럽 기준인 450km와 비교하면 꽤 차이나는 수준이다.

    전기차의 주행거리는 운전자의 운전습관에 따라 매우 큰 차이를 보인다. EQC 역시 운전자에 따라 309km 이상 혹은 그 이하를 주행할 수 있다. 수치상으로는 다소 작아보일 수 있으나 이 역시 운전습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단 얘기다.

    또한 뉴 EQC는 고속충전시스템을 지원한다. 급속 충전 시, 최대 110 kW의 출력으로 약 40분 이내에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벤츠 월박스Wallbox)를 사용하면 가정용 220 V 소켓보다 약 3배 빠른 속도의 충전도 가능하다. 이는 상대적으로 짧은 주행거리를 상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이번 시승을 통해 벤츠 첫 전기차의 다양한 매력을 알게 됐다. 물론 1억이 넘어가는 가격은 다소 부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한번, 두번 타보다 보면 이 모델이 왜 이런 가격에 책정됐는지 이해된다. 벤츠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브랜드 첫 전기차 EQC가 올 한해 국내 시장에서 어떠한 성적을 거둘 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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