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배 넘게 급등한 HLB, 리보세라닙 승인 불발에 시총 반토막허가 가능성 대대적 홍보하며 투자자 유치…소지섭도 투자HLB 사태로 제약·바이오 섹터 투자 심리 위축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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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배 넘게 주가가 상승하며 코스닥 시가총액 2위에 등극했던 HLB가 이틀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패닉셀이 이어졌습니다.다행히 오늘은 등락을 거듭한 끝에 전 거래일 대비 3.19% 상승한 4만8500원에 거래를 마감했습니다.HLB는 부산은행 뱅커 출신인 진양곤 HLB 회장이 울산 구명정 기업인 현대라이트보트에서 인수합병(M&A)을 통해 45개 계열사로 키워낸 기업입니다.실적은 줄곧 적자였음에도 항암 신약 리보세라닙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기대감에 힘입어 올초부터 본격적인 랠리를 시작, 시가총액이 올해 초 6조 원대에서 최근 12조5000억 원대까지 몸집이 커졌습니다.그러나 진양곤 회장이 지난 17일 유튜브를 통해 FDA로부터 보완 요구 서한(CRL)을 받았다고 승인 불발 사실을 밝히면서 HLB는 물론 HLB그룹주 주가 전반이 출렁였습니다.HLB를 포함한 HLB글로벌, HLB사이언스 등 국내 증시 상장된 8개 HLB그룹주는 지난 17일 일제히 하한가로 직행, 이틀째인 지난 20일에도 HLB를 포함한 관련주들은 급락세를 면치 못했는데요.21일 오전 9시43분 현재 HLB는 이틀간의 하한가 행진을 멈추고 약보합권에서 거래되곤 있지만 투자자들의 불안은 지속되고 있습니다.HLB의 핵심 자산은 리보세라닙으로 중국에선 위암 3차 치료제로 판매 승인을 받은 제품입니다. HLB 측은 리보세라닙의 적응증을 간암 1차 치료제로 넓히기 위해 중국 항서제약의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과 병용 요법을 통한 미국 시장 진입을 기대했습니다.
회사는 지난해부터 미국 측의 간암 치료제 품목 허가 가능성을 대대적으로 홍보해왔고, 투자자들을 유치해왔는데요.
HLB는 배우 소지섭 씨 등 연예인들이 투자한 종목으로도 유명합니다. 올해 3월 총 600억원 규모의 CB(전환사채)를 발행했고, 소지섭 씨 등도 수십억원 규모의 투자를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화제를 모았습니다.
FDA 승인 기대감에 올랐던 종목이다보니 이번 결과로 3월 CB를 인수했던 투자자들은 회수 기대감에서 한 발짝 멀어졌습니다. 이를 보고 뒤따라 간 개인 투자자들의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진양곤 회장은 이번 FDA CRL과 관련해 실패나 재도전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진 회장은 "이번 CRL을 달리 해석하면 약효 등 메인 이슈와 관련해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뜻"이라면서 "신약의 유효성과 안정성 등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 약물 자체에 대한 FDA의 문제 제기는 없었다"고 해명하고 있죠.
진 회장은 "이른 시일 내에 문제점을 보완해 재도전하겠다"고 밝혔지만 시장에선 허가 재신청이 1년 이상 지연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HLB 종목토론방에선 수천개의 성토 글들이 쏟아지는 중입니다. 투자자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단순히 FDA 허가 문제뿐 아니라 회사가 투자자들의 기대를 지나치게 키웠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목합니다.
한 개인투자자는 "승인 전까지 회사가 가만히 있었다면 투자자의 책임이겠지만 리뷰에 지적 사항이 없었다, 99% 승인을 확신한다, 판매망도 구축했다 등등 승인을 확실시하는 발언으로 주주들에게 호객 행위를 하는 게 사기가 아니라면 무엇이냐"고 비판했습니다.
일각에선 이번 사태가 코스닥 제약·바이오 업종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신약 개발에 도전하는 다른 바이오 기업에 대한 기대감에도 찬물을 끼얹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입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HLB발 바이오주 동반 패닉 현상이 언제 진정되는지가 중요하다"며 "바이오주 급락이 4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안도 이후 코스피가 전고점을 돌파하는 데 제약을 가했던 악재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주 바이오업종 투자심리 회복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모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