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격 취소 택한 MWC 이후 최대 가전 전시회 'IFA'...개최 여부에 촉각IFA 주최측 "행사 취소하지 않고 색다른 방식으로 개최 준비중" 밝혀구체성 없는 대안책 제시에 참가 예정 기업 '어리둥절'..."실익있을까" 의구심
  • ▲ IFA가 열리는 독일 베를린 '메세 베를린' 전경 ⓒ뉴데일리DB
    ▲ IFA가 열리는 독일 베를린 '메세 베를린' 전경 ⓒ뉴데일리DB
    '코로나19'가 유럽과 미국에서 확산세가 거세지며 다수가 밀집하는 IT 전시회를 개최하는 이들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앞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20'이 전격 취소를 결정한 바 있고 이후 크고 작은 전시회와 세미나들이 개최 연기나 취소를 이어가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매해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3대 IT 전시회 'IFA'의 개최측도 기존과 같은 형식의 정상적인 행사 개최가 어렵다는 점을 알리면서도 행사를 취소하지 않고 색다른 방식의 전시회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고 알리면서 주목받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IFA베를린 조직위원회는 전날 공식 홈페이지와 이메일, 트위터 등 SNS 등을 통해 "IFA 2020은 진행될 예정이지만 기존과 같은 형식으로 진행할 수는 없다"는 입장문을 공개했다. 올해 IFA 2020은 독일 베를린에서 오는 9월 4일부터 9일까지 6일 간 열릴 예정이었다.

    입장문에 따르면 IFA베를린 조직위원회는 "베를린 시가 지난 21부터 오는 10월 24일까지 참가자 5000명 이상의 행사 개최를 금지하면서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인 IFA 2020이 평소와 같이 진행될 수 없다"며 최근 독일을 포함한 유럽, 미국, 일본 등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로 정상적인 행사 개최가 어려워졌음을 밝혔다.

    하지만 행사 자체를 취소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방식으로 이번 전시회를 개최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했다. IFA베를린 조직위원인 '독일가전통신협회(GfU)'와 행사장 제공측인 '메세 베를린(Messe Berlin)'은 현재 IFA 2020의 새로운 개최 방식을 두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으며 조만간 최종 결정을 내려 계획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IFA 개최측이 계획하는 신개념 IFA 행사방식에 대해서는 아직까진 말을 아꼈다. 다만 완전히 깜짝 놀랄만한 형식은 아니지만 IFA의 강점을 살려 참가 기업들이 효과적으로 제품과 기술을 공개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마련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이 같은 소식에 IFA 참석을 예정했던 기업과 업계 관계자들은 우려의 목소리부터 높이는 분위기다.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일찍부터 굵직한 국제 행사 참여가 불가능해진 상황이라 판단은 해왔지만 이런 추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점을 현실로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IFA 같은 큰 행사는 기존에 참여해오던 기업들 대부분이 연간 계획을 통해 다시 참여를 예정해둔다"며 "올해는 코로나19로 해외시장 관리나 신규 마케팅 등이 어려운 상황에서 고객사들을 만나고 새로운 사업 제휴나 투자 기회를 추진할 기회 마저 사라지는 것 같아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

    IFA 개최측에서 개최 형식을 바꿔 행사를 유지하겠다는 의사를 표했지만 실익을 얻을 수 있는 뾰족한 수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아직 구체적으로 개최 방법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막상 계획을 밝혀도 실제 현장에서 진행되는 행사만큼의 효과는 얻을 수 없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난 MWC 2020에서도 주최측이 행사 개최일을 불과 며칠 남겨둔 시점까지 강행 의지를 나타내 준비는 준비대로 이어갈 수 밖에 없었지만 결국 무산됐고 이번에도 최종적으로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 알 수 없다"며 "행사가 무산된 이후 환불이나 비용 반환 문제도 매끄럽게 해결됐다고 보기 어려워 IFA 측의 이번 공지가 더 애매하게만 들린다"고 꼬집었다.

    일각에선 IFA의 이 같은 새로운 시도가 장기적으로는 필요한 과정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9월 IFA와 함께 IT업계 최대 전시회로 꼽히는 'CES'도 내년 초까지 시간적 여유는 있지만 현장 행사를 개최하지 못할 경우의 수를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IFA의 이번 시도가 적절한 대안으로 인정받게 되면 이후 개최되는 행사들도 비슷한 형태를 띄며 또 다른 전시 방식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