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치료 목적 사용승인 받았지만… 정작 투약할 환자 지속 감소코로나19 임상 진행엔 차질 없을 전망… '2차 대유행' 발생 우려도 여전코로나19 확진자 혈액 기반 치료제 개발 중인 녹십자·셀트리온엔 無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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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국내 코로나19 환자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했지만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개발 도전은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7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하루 10명 안팎으로 발생하는 등 안정세로 접어들었다.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지역사회 발생 확진자수는 3일 연속 0명을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지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치료제를 투약할 환자를 찾기 어려워지면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차질을 빚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 코로나19 치료 목적 사용승인 받았지만… 정작 투약할 환자 지속 감소

    최근 식약처로부터 코로나19 치료 목적 사용승인을 받은 업체들은 정작 해당 치료제를 투약할 기회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식약처로부터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받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은 이뮨메드, 파미셀, SCM생명과학, 젬백스, 안트로젠, 강스템바이오텍 등이 있다.

    치료목적 사용승인이란, 생명이 위급하거나 대체치료수단이 없는 응급환자 등의 치료를 위해 의약품으로 허가되기 전의 임상시험용의약품을 식약처 승인을 받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파미셀은 동종 중간엽 줄기세포치료제 '셀그램-AKI(Cellgram-AKI)'를 코로나19 중증 환자 3명에게 투여했다. 파미셀 관계자는 "다행히 코로나19 중증환자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라 식약처의 신속한 셀그램-AKI 승인에도 지금까지 많은 환자에게 치료제를 제공하진 못했다"고 말했다.

    강스템바이오텍은 동종 제대혈 유래 줄기세포 치료제 '퓨어스템 RA주'의 코로나19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받았다. 이번 승인은 코로나19 감염 환자 중 긴급한 치료가 필요한 중증 급성호흡곤란증후군 환자를 우선 대상으로 하고, 해당 병원에서 정맥 투약 방식으로 진행된다. 코로나19 중증 환자 중에서도 폐질환이 심각한 경우에 퓨어스템 RA주를 단회 투여한다.

    강스템바이오텍은 현재까지는 코로나19 치료 목적으로 퓨어스템 RA주의 임상을 신청할 계획은 없다. 강스템바이오텍 관계자는 "코로나19 중증 환자들의 폐질환 치료를 위해 인도적인 차원에서 코로나19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받은 것"이라며 "지금으로서는 코로나19 치료 목적으로 임상 신청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뮨메드는 VSF를 이용해 만든 인플루엔자 치료제 'HzVSFv13주'의 코로나19 중증 환자를 위한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식약처로부터 받았다. 이뮨메드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해 내달 임상 2상 시험계획서(IND)를 식약처에 제출하고 오는 7월에는 임상 2상을 개시할 예정이다.

    ◆ 코로나19 임상 진행엔 차질 없을 전망… '2차 대유행' 발생 우려도 여전

    업계에서는 현재로서는 코로나19 임상시험을 실시하는데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이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는 한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을 완전히 차단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측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도 코로나19 상황이 상당히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더구나 나흘 만에 국내 지역사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2차 대유행'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 6일 경기도 용인에서 20대 회사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향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변종들이 다시 올 것이라는 것은 공지(共知)의 사실인 것 같다"며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해야 할 필요성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치료 목적 임상에서 요구되는 임상시험 대상자의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국내 코로나19 환자 감소로 인한 영향을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은 대규모 환자 모집이 요구되진 않을 것"이라며 "국내 코로나19 환자수가 지금 상태로 유지되더라도 업계에서는 임상 진행에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 코로나19 확진자 혈액 기반 치료제 개발 중인 녹십자·셀트리온엔 '無風'

    특히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액을 기반으로 치료제를 개발 중인 GC녹십자, 셀트리온 등에는 코로나19 환자수 감소로 인한 영향이 거의 없을 전망이다.

    GC녹십자는 올해 하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혈장치료제 ‘GC5131A’를 개발하고 있다. GC5131A는 코로나19 회복환자의 혈장에서 다양한 항체가 들어있는 면역 단백질만 분획해서 만든 고면역글로불린이다. GC5131A의 임상은 오는 7월 중 개시될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코로나19 치료용 항체를 개발 중이다. 셀트리온은 지난 2월 정부를 통해 코로나19 완치자 혈액을 확보해 지난달 최종 항체 후보군 결과를 확인했다. 셀트리온은 오는 7월 인체 임상 돌입을 목표로 세포주를 확립하고 있다.

    GC녹십자의 경우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지만, 셀트리온은 경증·중증 환자는 물론, 건강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하기 때문에 대규모 임상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셀트리온은 국내 코로나19 환자수가 부족할 경우 글로벌 임상을 추진할 역량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코로나19 환자가 아니더라도 일본, 중국 등 인접 국가에서 코로나19 환자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임상시험 대상자 모집에는 큰 문제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