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재 2.5% ↓·중간재 1.3% ↓… 자본재 24.9% ↑통계청 "소비심리 악화·수출 타격… 2분기 악재"
  • ▲ 산업생산.ⓒ연합뉴스
    ▲ 산업생산.ⓒ연합뉴스
    중국발 코로나19(우한 폐렴)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소비가 얼어붙으면서 올해 1분기 제조업중 소비재 국내 공급이 10년만에 가장 큰폭으로 떨어졌다. 코로나19로 음식·숙박·여행 등 서비스업이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점차 제조업 분야로 여파가 확산하는 상황이다.

    1분기는 자본재 공급이 늘어난 덕분에 전체 제조업의 제품 공급이 3개 분기 연속으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소비심리 위축과 수출 타격으로 말미암아 2분기는 전망이 어둡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통계청이 내놓은 제조업 국내공급동향에 따르면 올 1분기 제조업 국내공급지수는 101.5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0%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1.2% 증가로 반등한 뒤 3개 분기 연속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국내공급지수는 국산과 외국산 제조업 제품의 공급 금액을 수치화한 것이다. 내수시장 동향을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한다. 2015년 연간 지수 100이 기준이다. 올 1분기 국산과 수입품 공급은 각각 1.4%, 3.6% 증가했다. 국산은 기타운송·기계장비, 수입은 석유정제·전자제품 공급이 늘었다.

    최종재 국내 공급은 지난해보다 7.4% 증가한 반면 광공업의 원재료·연료·부품 등으로 쓰이는 중간재는 1.3% 줄었다. 중간재는 자동차부품과 조강 등을 중심으로 감소했다.

    개인이나 가계에서 구매·사용하는 소비재는 국산(-0.3%)과 수입(-0.9%) 모두 줄어 마이너스(-) 2.5%를 보였다. 휴대전화와 냉동물고기 등의 공급이 줄었다. 2010년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래로 가장 큰 폭의 감소를 보였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반면 산업부문에서 쓰이는 생산 관련 기계장비를 나타내는 자본재는 국산(33.6%)과 수입(8.8%) 모두 늘어 24.9% 증가했다. 컨테이너선과 웨이퍼(실리콘 기판) 가공장비 등이 늘었다. 컨테이너선은 해운 재건을 위해 2018년 말 HMM(옛 현대상선)에서 2만4000TEU(1TEU는 6m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 선박 12척과 1만6000TEU급 선박 8척 등을 발주한 영향이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웨이퍼 가공장비 공급 증가는 반도체 업계 경기 개선에 따른 것이다.
  • ▲ 발길 끊긴 상권.ⓒ연합뉴스
    ▲ 발길 끊긴 상권.ⓒ연합뉴스
    업종별로 살펴보면 1차 금속(-7.2%) 등은 줄었지만, 기타운송장비(188.7%)와 기계장비(4.6%) 등은 증가했다. 1차 금속은 지난해 2분기 이후 4개 분기 연속으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감소 폭도 지난해 2분기 -0.7%에서 3분기 -2.7%, 4분기 -5.3% 등으로 커졌다. 기타운송장비는 해운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발주가 영향을 끼쳤다.

    수입점유비는 27.0%로, 지난해보다 0.8%포인트(p) 올랐다. 최종재는 자본재(-3.6%p)가 하락했지만, 소비재(1.4%p)가 상승하면서 보합을 나타냈다. 중간재는 1년 전보다 1.3%p 상승했다.

    통계청은 소비심리 악화와 수출 타격으로 2분기 실적이 더 나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5일 제조업 부문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제조업체의 에비타(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가 지난해보다 13% 감소할 거라고 예상됐다.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세계 제조업체의 이익이 크게 줄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무디스는 "코로나19가 세계 경제의 거의 전 분야에 영향을 미쳐 올해 경영상 어려움을 겪지 않는 제조기업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세계 제조업 매출과 이익이 올 2분기를 중심으로 급감하고 내년에 부분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