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우리, 주택담보대출 대출 기간 50년에서 30년으로 축소스트레스DSR 적용돼 대출한도 감소금융당국, 신용대출 관리카드도 '만지작'10일 은행장과 간담회 갖는 이복현 금감위원장 발언에 관심
  • ▲ 4일 이복현 금감원장이 '가계대출 실수요자·전문가 현장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금융감독원
    ▲ 4일 이복현 금감원장이 '가계대출 실수요자·전문가 현장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금융감독원
    가계대출 증가세가 쉽게 잦아들지 않자 금융당국이 신용대출 한도 축소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압박에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출 규제를 갈수록 옥죄고 있다. 대출 금액을 축소한 데 이어 대출 만기까지 줄이기 시작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은행은 만기 30년 이상의 주택담보대출을 내주지 않거나 이번주부터 취급하지 않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29일부터 최장 50년(만 34세 이하)이었던 주택담보대출 대출 기간을 수도권 소재 주택에 한해 30년으로 일괄 축소했다.

    신한은행도 지난 3일부터 주택담보대출 최장기간을 기존 50년에서 30년으로 줄였고 우리은행은 오는 9일부터 같은 규제를 시행한다.

    주담대 만기가 짧아지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계산할 때 한 해에 갚아야 하는 원리금 부담이 높아질 수밖에 없어 현재 받을 수 있는 최대 대출액이 줄어든다.

    이달부터 실제 금리에 향후 잠재적 인상 폭까지 더한 금리를 기준으로 반영한 DSR(스트레스 DSR)을 적용해 주요 시중은행의 금융소비자는 대출 한도도 줄었다.

    DSR은 대출받는 사람의 전체 금융부채 원리금 부담이 소득과 비교해 어느 정도 수준인지 가늠하기 위한 지표로, 해당 대출자가 한해 갚아야 하는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현재 은행권은 대출자의 DSR이 40%를 넘지 않는 한도 안에서만 대출을 내줄 수 있다.

    금융당국은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에도 불구하고 가계대출 급증세가 진정되지 않으면 신용대출 한도 축소 등을 추가로 실시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대출에 LTI(소득대비대출비율)을 적용해 대출한도를 연소득 내로 묶어버리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들은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의 150% 수준으로 적용하고 있는데 이를 100% 이내로 줄인다는 것이다. 

    이밖에 DSR 산정 시 신용대출에 적용하는 만기를 현행 5년에서 추가로 축소해 전체 대출한도를 줄이는 방안, 특정 지역 부동산 가격 급등에 대응할 수 있는 핀셋규제를 추가로 제도화하거나 내년 하반기로 미룬 3단계 스트레스 DSR의 조기 시행 등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금융권에서는 오는 1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주요 은행장들 모이는 간담회에 참석하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어떤 발언을 할지 주목하고 있다.

    이 원장은 지난 4일 열린 '가계대출 실수요자 및 전문가 현장 간담회'에서 "추석 전 빠른 시일 내에 은행장 간담회 등을 통해 가계대출 관리 대책을 논의하겠다"며 "은행마다 상품 운영이 들쭉날쭉한데 은행이 자체적으로 합리적인 선에서 기준을 맞춰야 한다"고 말해 은행에게 가계대출 관리에 관한 강한 메시지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지난 6일 가계부채 관리와 관련해 '은행권의 자율적 관리방침'이라고 밝히기도 해 이 원장이 추가적으로 금융권을 압박하는 발언을 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