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스크립스 연구소발 ‘D614G’ 돌연변이 논문 논란 지속 세포실험에 불과한 결과, 동물실험 등 추가 연구로 입증돼야 인정우후죽순 쏟아지는 코로나 관련 연구들, 명확한 근거 확보 ‘선결과제’
  • ▲ 코로나19 바이러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 코로나19 바이러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코로나19 수도권 집단감염이 수그러들지 않는 상황 속 변이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바이러스 자체가 인간을 더 쉽게 감염시킬 수 있도록 변했고 이로 인해 대유행이 지속된다는 CNN 등 보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주장의 근거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공식 논문 발표 이전에 선공개 형태로 웹사이트에 올라온 것으로 이를 완벽한 근거로 삼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변이 관련 논란은 미국 스크립스연구소 연구진이 코로나19 바이러스 ‘스파이크 단백질’이 인간 세포 침투에 더 용이하게 변이됐다는 연구결과를 지난 12일(현지시각) 생명과학 분야 사전논문사이트 ‘바이오아카이브(bioRxiv)’에 공개된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D614G’라는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인체 침투를 용이하게 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숫자를 수배 늘어나게 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스파이크 단백질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표면 돌기 단백질 구조를 의미한다. 숙주세포의 표면에 대못처럼 꽂혀 쉽게 부착되도록 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바이러스가 숙주세포 안으로 침투하도록 하는 기능을 갖고 있어 감염의 가장 첫 단계로 구분된다. 

    연구를 진행한 재미과학자 최혜련 연구원은 “돌연변이가 있는 바이러스가 없는 바이러스에 비해 10배 정도 감염력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WHO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크게 S, V, G 등 3개 계통으로 구분하고 있다. 이 연구에서 말하는 돌연변이는 ‘G’계통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S계통은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시작된 바이러스 V계통은 중국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G계통은 미국과 유럽 등에서 많이 나타난다. 이태원 클럽 확진자부터 국내에서도 G계통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 추세다. 

    ◆ 스파이스 단백질, ‘변이와 전파력’ 상관관계 부족  

    이를 두고 국내 전문가와 방역당국 차원에서는 “코로나19 변이는 자체는 맞지만, 전파력이 강해졌다는 등의 연구결과는 섣부른 판단”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김우주 교수(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연구소에서 논문이 나온 것이지만 아직 정식 논문 전 비평을 받는 단계다. 즉, 아직 검증이 덜 된 자료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변이가 된 후 전파력이 강해졌음을 입증하려면 대조군 비교를 위한 동물실험 등 거쳐 근거를 확보해야 하는데 해당 논문에서는 추론이 빈약하다는 진단이다. 

    그는 “변이가 있다는 것은 정설로 받아들여지지만, 전파력에 있어서는 아직 더 연구해야 할 부분이 많다. 추가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관련 전 세계적으로 너무 많은 연구가 우후죽순 쏟아지고 있다. 물론 다양한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검증도 안 된 내용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또 철회하거나 하는 등 문제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방역당국 역시 코로나19 변이와 전염력 변화 사이에서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이지 않고 있음을 밝히며 관련 연구의 근거에 대해 조심스런 입장을 유지했다.
     
    유천권 질병관리본부 진단분석관리단장은 “관련 논문은 실험실에서 세포를 가지고 실험한 것이다.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보다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