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주가 16% 하락…日 '라인' 매각 압박 악재개인투자자 올해 네이버 1.5조 순매수…주주 근심 늘어소프트뱅크와 협의 중…일각에선 "주가 긍정적" 전망도
  • ▲ 네이버 사옥 ⓒ네이버
    ▲ 네이버 사옥 ⓒ네이버
    네이버가 심상치 않은 주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한 데 이어 올해 10조 원에 육박하는 연간 매출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이른바 '라인 사태'라는 대형 악재에 발목을 잡힌 모습이다. 

    시장에선 이번 네이버의 라인야후 지분 매각 이슈를 두고 다양한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10일 전 거래일 대비 0.16%(300원) 상승한 18만8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네이버 주가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만 해도 연일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20만 원을 웃돌았다. 

    그러나 수익성 개선 조치가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과 더불어 알리,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공세가 거세진 점, 플랫폼 공정경쟁촉진법(플랫폼법) 제정이 추진되는 점 등 각종 대내외 악재가 쏟아지면서 주가는 올해 초와 비교해 16%가량 하락했다.

    특히 소액주주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네이버는 올해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주식에 오를 정도로 큰 관심을 받은 종목이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올해 들어 1조4870억 원어치의 네이버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는 삼성SDI(8276억 원), LG화학(6962억 원), 엔켐(4886억 원), JYP Ent.(4477억 원) 등의 순매수액을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

    반면 같은 기간 기관투자자들은 네이버를 8781억 원가량 순매도했다. 외국인도 7924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개인투자자들이 노심초사에 빠진 가운데 일본의 국민 메신저 '라인' 운영사 라인야후가 네이버에 자사 지분을 일본 자본에 매각하라고 요구하면서 불안이 커지고 있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해 11월 라인에서 발생한 약 52만 건 개인 정보 유출 사고로 인해 일본 정부로부터 라인야후 지분 관계를 재검토하라는 압박을 받아왔다. 일본 총무성은 올해 3월 이와 관련해 '네이버와 자본 관계 재검토'를 포함한 경영 체제 개선을 요구했다.
  • ▲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이 1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네이버와 소프트뱅크의 지분 협상 및 일본 정부의 라인야후에 대한 자본 관계 재검토 요구와 관련한 현안 브리핑 발표를 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이 1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네이버와 소프트뱅크의 지분 협상 및 일본 정부의 라인야후에 대한 자본 관계 재검토 요구와 관련한 현안 브리핑 발표를 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라인야후는 이달 8일 유일한 한국인 이사인 신중호 최고제품책임자(CPO)를 이사회에서 제외하고 네이버와 기술적인 협력관계에서 독립을 추진하겠다고도 밝혔다. 이를 두고 라인야후에서 사실상 '네이버 지우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재 라인야후 모회사인 A홀딩스 주식을 50%씩 보유한 소프트뱅크와 네이버는 이와 관련해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증권가는 대체로 침착한 분위기다. 오히려 라인야후의 지분을 팔아 현금을 보유하는 게 본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부 지분 매각으로 네이버와 LY(라인야후)의 연결 고리는 유지한 채 2대 주주로 내려올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안 연구원은 이어 "네이버가 지분 매각을 통해 확보한 현금을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혹은 인수합병(M&A) 등을 추진할 경우 주가에 긍정적인 재료로 작용할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 또한 "최악의 경우 지분 매각에 따른 경영권 양도도 가능하지만, 라인야후의 성장성 둔화와 제한적인 사업 시너지를 고려하면 라인야후 지분의 중요성은 크지 않을 수 있다"라며 "지분 매각 상황에 놓인다 해도 리스크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일각에선 네이버가 라인을 라인야후에 넘길 경우 기업 가치가 훼손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라인은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에서 폭넓게 쓰이는 메신저인 만큼 네이버의 글로벌 전략의 핵심 플랫폼을 잃을 수 있다는 평가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라인야후와 기술적 파트너로서 사업적 협력이 제한적이지만 일본 시장의 잠재 성장력을 고려할 때 향후 지분 변화는 미래 가치에 중요하다"라며 "이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10일 이번 라인 사태와 관련해 유감을 표명했다.

    강도현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정부는 네이버를 포함한 우리 기업이 해외 사업‧투자와 관련해 어떤 불합리한 처분도 받지 않도록 하겠다는 확고한 입장"이라며 "우리 기업에 대한 차별적 조치와 우리 기업의 의사에 반하는 부당한 조치에 대해선 단호하고 강력히 대응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강 차관은 이어 "네이버가 라인야후 지분과 사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일 경우 적절한 정보보안 강화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