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 틱톡 강제 매각법 추진, 중국 통신사 광대역 서비스 금지中 2017년 사드 배치 이후 한한령보복… 5년 동안 '판호' 발급 금지고강도 규제 수위가 게임 산업으로 확대 가능성 노심초사동남아시아, 대만 등으로 눈 돌려…K-게임 수출액 3위, 4위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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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게임업계가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장기화되는 미·중 무역전쟁의 불똥을 피해 성장잠재력이 높은 시장을 우회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중 무역전쟁은 2018년 촉발된 이후 무역분쟁부터 첨단기술 주도권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있어 중국과의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정부는 최근 틱톡(TikTok) 강제 매각법의 입법을 마무리했으며, 중국 통신사(퍼시픽네트워크, 콤넷)에 미국 내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 금지 명령을 내렸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2022년 통신법 214조에 따라 차이나텔레콤, 차이나유니콤, 차이나모바일 등 4개의 중국 정부 소유 통신사의 미국 내 운영 허가를 취소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중국 기업에 대한 고강도 규제 수위가 게임 산업으로 확대될 것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서 중국은 2017년 3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를 강행했을때  한한령보복 차원에서 빗장을 굳게 걸어잠궜다. 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권인 '판호' 발급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최대 수출길이 5년 넘게 막힌 바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3년 대한민국 게임백서'를 살펴보면 2022년 한국 게임 수출액은 2021년 대비 3.6% 증가한 89억 8175만달러(약 11조9520억원)를 기록했다. 지역별 수출액 비중은 중국(30.1%), 일본(14.4%), 동남아(14.2%), 대만(12.0%), 북미(11.5%), 유럽(9.8%), 중동(2.6%), 남미(2.2%) 순이었다.

    동남아 시장과 대만의 경우 중국과 일본에 이어 전체 수출액의 각각 3위, 4위를 차지하고 있다. 대만의 경우 판호로 막힌 중국 시장의 대체로 각광받고 있다. 이에 국내 게임사들은 해당 시장을 타깃으로 삼고 우회 전략을 펼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모바일 MMORPG(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리니지M'과 '리니지W'를 대만, 일본, 동남아 등 12개국에서 서비스중이다. 대만 구글플레이스토어 기준 매출 1위는 리니지M, 4위는 리니지W에 랭크돼 있다. 2021년 4분기부터 2022년 4분기까지 1년간 누적 매출 1조 3284억원을 거두며 최근 몇 년간 엔씨 매출을 견인했다.

    넷마블도 모바일·PC MMORPG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을 한국을 비롯해 대만, 홍콩, 마카오에 출시했다. 이 게임은 출시 직후 구글 플레이 인기 순위 1위를 달성했으며, 1주일만에 매출 순위 5위를 차지했다. 액션 RPG '나 혼자만 레벌업: 어라이즈'의 경우 8일 출시 하루만에 매출 140억원, 이용자 500만명 돌파라는 기염을 토한 바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올 2분기 MMORPG '아키에이지 워'를 대만 등 동남아시아에 출시할 계획이다. 앞서 모바일 MMORPG '오딘'의 경우 출시 직후 대만 앱 스토어 매출 1위, 구글 플레이 매출 2위를 기록한 바 있다. 수집형 RPG '에버소울' 역시 미국, 중화권 지역의 성과를 바탕으로 일본 진출을 준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중 간 갈등이 게임 등 콘텐츠 산업으로 옮겨 붙을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를 우회한 동남아시아 시장이 각광 받을 수 밖에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