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치 철수 이후 치지직·숲 대결구도 재편이용자 수 비슷, 시청시간은 숲이 압도적경쟁 활성화, 생태계 성장 시너지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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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스트리밍 시장에 네이버 치지직이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SOOP(이하 숲, 전 아프리카TV)과 양강구도 체제로 본격 개편됐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치지직은 지난 9일 시범 서비스 기간을 종료하고 정식 서비스로 전환했다.

    지난해 12월 출범한 치지직은 약 5개월간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치지직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오픈 첫 달 130만명으로 시작해 3월 기준 227만명으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숲은 219만명에서 248만명으로 증가하며 치지직에 앞서고 있다.

    스트리밍 시장에 양강구도가 형성된 것은 국내 점유율 1위였던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가 2월에 철수한 영향이 컸다. 

    후발주자인 치지직은 트위치 철수에 맞춰 스트리머를 중심으로 한 생태계 구축을 표방하고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으며 인기 스트리머를 영입했다. 이용자 차원에서도 구독 이어가기 서비스, 영상 후원과 카테고리 검색 등 트위치와 비슷한 사용자 환경을 만드는 데 공을 들였다.

    정식 서비스로 전환한 치지직은 다양한 신규 서비스를 출시하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중점을 뒀다. 방송 화면을 편집해 영상 후원 등으로 제작 가능한 클립(숏폼) 기능을 도입하고, 스트리머와 시청자가 상호작용하는 미션 후원 기능을 지원한다. 만 14세 이상 누구나 방송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늘리고, 60프레임을 지원하는 방송 범위를 2월 대비 두 배로 확대했다.

    향후 네이버 내 다른 서비스와 연계하면서 이용자들의 만족도를 높일 계획이다. 치지직에서 생성한 클립이 네이버의 콘텐츠 추천 영역에 노출될 예정이다. 스트리머 팬 카페와 연동을 고도화하고, AI 보이스 기술을 적용한 스트리머 후원 기능도 3분기 내 선보일 계획이다.

    앞서 베타서비스 기간 노출한 운영상 미흡점을 해소하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시청자의 컴퓨터 자원을 사용해 방송 송출을 지원하는 ‘그리드’ 도입과 스트리머 수익금 정산 문제로 인해 불만이 표출된 바 있다. 대전액션게임 ‘파티애니멀즈’ 대회는 주최 과정에서 미숙한 운영으로 일정이 연기되기도 했다.

    숲은 이미 조성된 스트리머 생태계가 확고하다. 최근에는 트위치 스트리머를 위한 정착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1분기 최초 방송을 진행한 스트리머 수가 전 분기 대비 57% 증가하기도 했다. 자체 e스포츠 리그를 운영하고, 스포츠 중계와 더불어 버추얼 스트리머 육성 등 풍부한 콘텐츠도 강점이다.

    숲은 치지직에 맞서 ‘아프리카TV’에서 사명을 바꾸며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2분기에는 글로벌 플랫폼을 동남아에 출시한다. 3분기 내 국내 서비스명도 숲으로 변경하고, 고유명사로 굳어진 BJ와 별풍선 명칭도 바꾸는 등 서비스 전반을 개편할 방침이다.

    사명 변경과 서비스 전반 개편은 플랫폼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숲은 그동안 일부 스트리머들의 선정적 방송과 과도한 후원 조장, 유명 스트리머들의 일탈로 인해 사회적으로 비판받아왔다.

    향후 경쟁 양상은 플랫폼의 충성도와 직결되는 사용시간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치지직이 비슷한 수준까지 따라잡았지만, 총 사용시간과 1인당 평균시간은 여전히 숲이 앞서고 있다. 4월 기준으로 숲이 치지직보다 1.5배 이상 앞서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트위치 철수로 스트리밍 시장이 재편된 만큼 당분간 경쟁구도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는 글로벌 라이브 스트리밍 시장이 매년 8.3% 성장해 2027년 1377억 달러(약 19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성장할 여력도 남아있다.

    업계 관계자는 “두 플랫폼이 비슷한 규모로 이용자 수를 확보한 만큼 치열한 경쟁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며 “스트리밍 시장 전반이 활성화되며 규모가 커지는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