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금리 지속… 금융비용 눈덩이중소기업들 정부보증에도 7%대 이자부담"금리인하 시점 내년까지 밀려… 불확실성 더욱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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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금리 기조 장기화로 기업들의 금융비용 부담도 눈덩이 처럼 불어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글로벌 금리의 바로미터 격인 미국의 기준금리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데 있다.

    최근 2년새 금융비용 부담이 2~3배 가량 늘어난 지라 대기업은 물론 중소, 중견기업들 모두 '비상'상황이다.

    연준이 금리 잣대로 삼는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시장 예상치(3.4%)를 웃도는 3.5%를 기록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도 3.8% 올랐다.

    자연스레 미국 금리 인하 시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시장의 전망은 애초 3월에서 6월로, 다시 9월로 점점 밀리는 상황이다.

    연준 금리의 후행격인 한국은행 선택지도 많지 않다. 환율과 물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며 당분간 관망하는 수밖에 없다.

    덩달아 기업의 재무 사이드는 실적을 갉아먹는 금융비용에 전전긍긍이다.

    영업 외 비용 중 하나인 금융비용은 ▲이자비용 ▲외화환산손실 ▲파생상품손실 등으로 구성된다. 금융비용이 증가할수록 당기순이익과 현금창출력이 줄어든다. 게다가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까지 겹치면서 기업들의 불안감은 최고조다.

    실제 삼성그룹의 금융비용은 지난 2021년 8920억원에서 지난해 약 1조9900억원으로 2.2배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6조 1230억원에서 14조 3560억원으로 74% 급감했다. 순이익도 반토막이 났다.

    포스코 그룹도 사정은 비슷하다. 4580억원이던 금융비용이 1조 860억원으로 2.3배 급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62%, 74% 급감했다. 

    중소·중견기업들과 금융기관들의 사정도 매일반이다.  정부 기관의 보증을 받아도 채권 발행금리가 7%를 넘는다.

    지난달 30일 철강·자동차 부품업체인 삼우는 만기 1년의 50억원 규모 사모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연 7% 금리를 제시했다.

    중소형 증권사인 상상인증권도 1년물 사모 회사채로 50억원을 조달했는데, 연 금리가 7.70%에 달했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과 한국의 금리인하 시점이 자꾸 뒤로 밀리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변동된 금리가 실제 적용되는 시차까지 고려하면 기업들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동안 금융비용 부담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