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확산 속 실적 '고공행진'안전한 대표 여가 문화 자리매김재도약 발판 마련 속도… 조직 재정비 이어 신작 개발 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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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대전환'의 시대다.2019년 12월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처음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우리의 삶을 몇 달 만에 바꿔놓았다. 사람들 간 대면접촉을 기피하는 언택트(비대면) 문화가 확산되고 원격교육 및 재택근무는 일상으로 자리잡았다. 코로나19라는 대재앙이 4차 산업혁명을 앞당기는 기폭제로 작용하면서 '디지털 전환'은 기업의 필수 과제가 됐다. 본지는 코로나19 이후 다가올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국내 IT 기업들을 조명해 본다. <편집자주>◆ "위기를 기회로"… 조직 재정비·사업 다각화로 몸집 키우기 '박차'코로나19 사태로 국내 게임업계는 올해 큰 전환점을 맞았다. 언택트(비대면) 문화 확산에 따라 다수의 게임사가 실적 악화에서 벗어나 두드러진 실적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새로운 여가 문화로서도 입지를 굳혔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국내 주요 게임사 역시 코로나 위기를 재도약의 기회로 삼고 일제히 몸집 키우기에 집중하고 있다. 대형 게임사뿐만 아니라 중견 게임사까지 대대적 조직 개편 및 전략적 M&A(인수합병), 상장 추진 등에 강한 드라이브를 건 상태다.지난해부터 고강도 사업·조직개편을 통해 체질개선에 집중하고 있는 넥슨은, 최근 원더홀딩스와 게임개발사 2곳을 합작법인 형태로 설립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마비노기 모바일' 개발실과 '카트라이더' IP(지식재산권) 개발조직이 신규 합작법인에 합류하는 형태로, 원더홀딩스와 시너지를 통해 성공적인 신작 론칭 및 글로벌 개발사로 발돋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던전앤파이터' 개발사로 알려진 넥슨 자회사 네오플도 제주도 본사에 이어 서울 사무소 개소를 결정하며 사업 확대에 힘을 주고 있다. 중국 시장 공략을 목표로 개발 중인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개발 인력 등을 서울 사무소에 배치, 발빠른 대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대표 중견 게임사 스마일게이트은 이달 초 그룹 경영 체제의 대대적 변화를 알렸다.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에 신속히 대응하는 것을 목표로, 기존 '그룹 이사회 체제'를 '그룹 IP 경영 협의체' 체제로 전환한 것. 올해 게임뿐만 아니라 드라마, 영화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에도 힘을 쏟고 있는 만큼 계열사 간 협력 및 현장·사업 중심의 빠른 의사결정 체계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NHN 역시 게임 분야에서의 역량 강화를 목표로 올해 자회사 통합 및 사업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게임 개발 자회사인 NHN픽셀큐브가 NHN스타피쉬를 흡수 합병하는 방식으로, 시너지를 제고해 게임 개발 역량을 한층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NHN은 올 초에도 본사 게임부문 조직을 PCD(프로듀서·크리에이티브 디렉터)그룹과 프로덕션그룹, 라이브서비스그룹 등 서비스 단계별 조직체계로 개편하며, 사업 고도화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의지를 밝혀왔다.지난 2018년 코스닥 상장 추진 및 철회 입장을 밝힌 카카오게임즈는 다시 한 번 코스닥 시장 입성을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회사 측은 올해 엑스엘게임즈 인수를 비롯 중소 개발사에 대한 지분 투자를 통해 게임 개발 역량을 강화하는데 주력했으며, PC·모바일에서 꾸준한 매출 성장을 보이며 연내 상장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컴투스와 라인게임즈도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목표로 올해 중소 개발사 인수에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컴투스는 올해만 빅볼, 티키타카스튜디오, 타이잼 등 3곳을 인수했으며, 라인게임즈는 지난 4월 제로게임즈 지분 100%를 전량 매입해 라인업·개발력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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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정적 매출 확보 집중… 인기 IP 확장 '본격화'국내 게임사들은 대대적 조직 정비에 이어 올해 다수의 신작 출시를 통해 수익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언택트 문화 기반의 소비가 지속 확산하면서 본업인 게임사업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는 분위기다.유니티 테크놀로지스가 발표한 보고서(코로나19로 인한 게임산업 변화: 19가지 특징)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일간 게임 이용자 수는 지난해와 비교해 큰 증가 흐름을 보였다. PC·콘솔 게임은 전년 동기 대비 46%, 모바일 게임은 17% 일간 이용자 수가 증가했다.게임 이용자 증가에 따라 모바일 게임의 인앱 결제 수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4%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게임 부문 매출에 탄력이 붙은 상황이다. 이에 각 사는 고정 팬층과 신규 이용자 모두를 겨냥한 장수 IP 기반의 모바일 게임에 집중, 안정적 매출 확보에 나선 상태다.우선 대형 게임 3사의 경우 인기 IP 기반의 모바일 게임의 출시를 예고하거나 잇따라 선보이는 등 발빠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넥슨은 지난 2018년 '넥슨 지스타 2018 프리뷰' 기자간담회에서 인기 IP 기반의 모바일 신작 출시를 예고한 이후 올해를 기점으로 본격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회사 측은 지난 5월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를 출시해 흥행에 성공했으며, 오는 15일에는 '바람의 나라: 연' 출시를 앞두고 있다. 중국 시장을 겨냥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도 다음달 12일 정식 서비스를 실시한다.넷마블은 지난 3월과 6월 각각 'A3: 스틸얼라이브', '스톤에이지 월드'를 선보였으며, 최근에는 '마구마구2020 모바일'까지 출시하며 실적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도 지난해 말 선보인 '리니지2M'에 이어 PC온라인 IP 기반의 모바일 신작 '블레이드&소울2', '트릭스터M'를 연내 서비스할 계획이다.중견 게임사들의 행보도 두드러진다. 인기 PC온라인 IP '미르의전설'을 보유한 위메이드는 현재 신작 3종(미르4,미르M,미르W)을 개발 중이며, 올 하반기 '미르4'를 우선 출시할 예정이다. 그라비티 역시 지난 7일 '라그나로크 오리진' 출시를 통해 국내 시장에서 재도약에 나섰으며, 컴투스도 글로벌 인기 IP '서머너즈워'를 활용한 '서머너즈워: 백년전쟁'을 연내 내놓을 계획이다.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게임산업의 위상은 예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며 "게임의 가치를 인정받은 시점에 힘입어 기업들도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데 역량을 집중하면서 산업 전체에 긍정적 성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