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미러 대신 카메라, 전 세계 최초 적용탈수록 주행 가능 거리 늘어… 불안감 없애"고급 세단 같은 승차감" 전기차 중 최고 수준
  • ▲ 아우디가 처음 내놓은 전기차 ‘e-트론 55 콰트로’ ⓒ아우디코리아
    ▲ 아우디가 처음 내놓은 전기차 ‘e-트론 55 콰트로’ ⓒ아우디코리아
    순수 전기 자동차도 아우디가 만들면 달랐다. 1회 충전 주행 거리가 짧을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였다. 첨단 기술과 특유의 부드러운 주행 질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이상으로 뛰어난 공간은 ‘살 만하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아우디가 처음 내놓은 전기차 ‘e-트론 55 콰트로’를 지난 14일 강원도 홍천에서 열린 미디어 시승 행사를 통해 몰아 봤다. 인제 시내 쪽을 거쳐 세이지우드로 돌아오는 왕복 93㎞ 구간을 달렸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사이드미러 대신 달린 카메라였다. 전 세계 최초로 양산한 것으로, 전기차 시장에 뒤늦게 뛰어든 만큼 작심한 아우디의 의지를 그대로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외관은 전형적인 SUV 형태를 하고 있었다. 그만큼 이질감이 적고 독특한 개성을 드러내는 여느 전기차와 달라 보였다. 라디에이터 그릴이나 배기구가 없는 뒷범퍼 정도가 차이점이다. 몸집은 전장(길이)이 4900㎜로 기아자동차 모하비(4930㎜)와 비슷하다.

    차 문을 열자 비행기 조종석을 떠올리게 했다. 겉은 무난했고, 속은 첨단 기술로 가득 채워졌다. 문 패널에 달린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화면은 카메라가 촬영한 영상을 실시간으로 보여줬다. 스마트폰을 조작하듯 확대 및 축소하거나 손쉽게 위치와 각도를 바꿀 수 있었다.

    여기에 그릴을 본뜬 듯한 대시보드, 내비게이션과 공조 장치를 분리한 화면, 변속기 손잡이 등은 마치 미래 시대에 와 있는 듯했다.
  • ▲ 아우디가 처음 내놓은 전기차 ‘e-트론 55 콰트로’ ⓒ박상재 기자
    ▲ 아우디가 처음 내놓은 전기차 ‘e-트론 55 콰트로’ ⓒ박상재 기자
    시동을 걸고 가속 페달을 지그시 밟자 전기 모터가 작동하면서 앞으로 부드럽게 미끄러져 나갔다. 계기판에 뜬 주행 가능 거리는 305㎞. 구불구불 굽이진 도로를 달리는 동안 주행 가능 거리가 324㎞로 오히려 늘어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거친 운전만 자제한다면 서울에서 부산까지(456㎞) 충전 없이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 측은 “실제 서울 반포동에서 부산 해운대를 한 번에 다녀오는 데 성공한 바 있다”고 밝혔다.

    비결은 아우디가 새로 개발한 ‘브레이크 바이 와이어’와 4륜 구동 시스템인 ‘전기 콰트로’다. 속도를 줄일 때 손실되는 운동에너지를 네 바퀴에서 최대 90%가량 전기에너지로 전환해 준다.

    e-트론 55 콰트로는 95㎾h 배터리를 장착해 1회 충전 시 307㎞를 달릴 수 있다. 급속 충전 시 최대 150㎾로 30분이면 배터리 용량의 80%를 채울 수 있다.

    주행 질감은 묵직하면서 부드러웠다. 전형적인 고급 세단의 감성이다. 네 바퀴가 노면과 차체를 꽉 움켜쥐고 놓치지 않았다. 운전대를 잡으면 편안하고 안락한 이유다.

    전기 모터와 반응성, 고급스러운 내장재는 잘 짜여진 안무처럼 조화롭다. 110여 년 쌓아 올린 기술이 전기차에 어떻게 접목해야 하는지 보여준다. 그동안 타본 전기차 중 단연 최고 수준이었다.

    밟으면 밟는 대로 몸무게(공차중량) 2615㎏에 달하는 거구는 단거리 육상 선수 못지않게 민첩하다. e-트론 55 콰트로는 2개의 전기 모터로 최고 출력 360마력을 발휘한다. 최대 토크는 57.2㎏·m다.

    사이드미러를 대체한 카메라는 5분 여 지나면 쉽게 적응됐다. 사각지대가 없어 넓은 시야를 제공하고, 흐린 날이나 어두운 밤에도 좀 더 선명하게 외부 상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방향지시등을 켜면 문 패널 화면에 초록색 불이, 옆에 다른 차가 있는 경우 노란색 불이 들어오는 기능도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비싼 찻값만큼 소비자 눈길을 확 끌어당기지는 않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아우디가 경쟁 차종으로 꼽은 재규어 I-페이스 등과 비교해 화려함이 부족하다는 인상이 컸다.

    e-트론 55 콰트로 판매 가격은 1억1700만원이다.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지자체) 구매 보조금은 적용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 배터리 보증 기간은 8년·16만㎞다.
  • ▲ 아우디가 처음 내놓은 전기차 ‘e-트론 55 콰트로’의 카메라 ⓒ박상재 기자
    ▲ 아우디가 처음 내놓은 전기차 ‘e-트론 55 콰트로’의 카메라 ⓒ박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