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7나노 중앙처리장치(CPU) 공정 전환 지연 발표에 주가 폭락인텔의 강력한 라이벌 AMD, 이미 지난해 TSMC 기술력으로 7나노 CPU 출시"인텔 외주 물량, TSMC와 기술 경쟁하는 삼성전자가 수주할 가능성 높아져"
  • ▲ 올 상반기 세계 반도체 시장서 매출과 영업이익 1위 자리를 지킨 인텔(Intel )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연합뉴스
    ▲ 올 상반기 세계 반도체 시장서 매출과 영업이익 1위 자리를 지킨 인텔(Intel )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연합뉴스
    올 상반기 세계 반도체 시장서 매출과 영업이익 1위 자리를 지킨 인텔(Intel )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인텔이 7나노(nm, 1나노는 10억분의 1m) 중앙처리장치(CPU) 공정 전환 지연에 따라 CPU 경쟁사인 AMD와 세계 최대 파운드리(Foundry,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의 TSMC가 인텔발 수혜를 독점 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지난주 2분기 매출 197억3천만달러(한화 약 23조7천억원), 영업이익 57억(한화 약 6조8천600억원)달러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인텔은 글로벌 반도체 기업 가운데 매출, 영업이익 모두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지만 7나노 반도체(CPU·중앙기억장치) 출시가 6개월 이상 지연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주가가 폭락했다.

    CPU 분야의 강력한 라이벌인 미국의 AMD는 이미 지난해 TSMC의 기술력을 등에 업고 7나노 CPU를 출시한데 이어 5나노 CPU 생산을 앞두고 있다.

    인텔의 공정 전환 지연은 곧 생산능력 부족(Capa shortage) 가능성이 확대되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인텔은 PC에서 모바일로 넘어가는 수요를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한차례 위기를 맞은 데 이어 최근 차세대 반도체 경쟁에서 뒤처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한 물 갔다'는 위기론이 팽배하다. 

    이미 오랜 협력관계를 맺어왔던 애플은 지난달 말 기술경쟁에서 뒤쳐지는 인텔의 반도체를 쓰지 않겠다고 폭탄선언을 해 엄청난 매출 타격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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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계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Foudnry) 1, 2위 업체인 TSMC와 삼성전자가 5나노미터 미세공정에 진입하고 2022년에는 나란히 3나노미터 양산에 돌입하는 등 치열한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인텔은 전혀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편, 인텔의 공정 지연이 당분간 전세계 반도체 업계에는 큰 영향을 주지는 않겠지만 국내 업체에는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인텔의 기존 제품 출시 일정에는 문제가 없으나 공정 전환만 느리다면 삼성전자나 TSMC 등의 경쟁사 비메모리 사업은 인텔의 외주 물량 발생 시 수주 가능성 높아지는 시나리오"라며 "메모리의 경우에도 7나노 기반으로 설계되는 제품에 맞게 메모리를 조정해주는 비용이 따로 들지 않을 것이므로 오히려 내년 국내 반도체 업체에는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AMD 물량 대부분이 TSMC에서 양산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인텔의 외주 물량은 삼성전자가 수주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판단한다"며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엔비디아(NVIDIA)의 8나노 GPU에 이어 올 하반기에는 퀄컴(Qualcomm)의 5나노 메인 물량도 양산 중인데 관련 파운드리 매출도 2019년 11.3조원에서 내년에는 17.3조원까지 급증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