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영업익 1387억 '기염'신규 해운동맹 가입, 세계 최대 컨테이선 투입, 운임 반등항로합리화·화물비용 축소 등 원가구조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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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이 21분기만에 마침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코로나19로 인한 해운업 불황에도 지난 4월부터 시작된 '디 얼라이언스' 신규 해운동맹 가입과 초대형 컨테이너선 투입, 여기에 운임상승 효과까지 더해져 20분기 연속 적자에서 탈출한 것이다.
HMM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13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했다고 12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3751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19억원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의 경우 전년 동기대비 2288억원이 개선된 281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흑자전환은 당초 목표로 내세웠던 3분기보다 한 분기 빠르다. 코로나19로 인해 컨테이너 적취량 및 매출은 소폭 감소했으나, 4월부터 시작된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 신규 해운동맹 가입, 세계 최대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투입 등으로 흑자전환 시기를 앞당긴 것이다.
여기에 항로합리화, 화물비용 축소 등 원가 구조를 개선한 것도 흑자전환을 도왔다. 각 선사들의 감척과 유가 등 연료비 하락으로 인한 운임상승 효과로 인해 컨테이너 사업과 벌크부문(Tanker, Dry Bulk 등) 모두 영업이익 흑자로 전환했다.
HMM이 흑자를 낸 것은 2015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HMM은 2016년 해운 구조조정 과정에서 대주주가 현대그룹에서 KDB산업은행으로 바뀌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해왔다. 채권단 출자전환, 무상감자 등 5차례에 걸친 크고 작은 유상증자 등을 통해 꾸준히 재무구조를 개선한 덕분에 자본 잠식도 해소됐다.
HMM은 미·중 갈등과 동절기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며 9월까지 총 12척의 2만4000TEU급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투입과 안정적인 추가 화물 확보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계획이다. 벌크부문에서는 코로나19 이후 침체된 경제 활동 재개 및 동절기 원유 및 제품유 수요 증가, 철강 산업 호조로 철광석 물동량 등 점진적 증가가 기대된다.
HMM 관계자는 "'디 얼라이언스' 본격화에 따른 공동운항 등 비용구조 개선과 항로 다변화를 통한 양질의 서비스 제공할 계획"이라며 "고객중심의 차별화된 해운 서비스 제공, IT 시스템 개선 등 경영혁신을 통한 내부역량 강화와 영업 체질개선 등으로 수익성 개선에 지속적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해운동맹 가입, 대형선 투입, 운임 반등까지… 흑자전환 이끈 요인
HMM이 예상보다 빠르게 흑자전환에 성공하자 공격적인 투자와 효과적인 동맹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글로벌 경기 악화로 일부 선사들이 일부 선박의 운항을 중단하는 와중에 세계에서 가장 큰 2만4000TEU급 선박을 차례로 투입하며 단위 당 운송비용을 크게 낮추는 규모의 경제를 달성했다는 것이다.
HMM이 대형 경쟁사 머스크 등이 포함된 기존의 해운 동맹 '2M'에서 탈퇴해 4월부터 '디 얼라이언스' 정회원으로 활동한 것도 물동량 확보에 도움이 됐다. 코로나19로 올해 글로벌 컨테이너 물동량이 전년 대비 8.5% 감소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으나 '디 얼라이언스'와의 선복 공유 등을 통해 물동량 확보에 대한 우려도 덜어낼 수 있었다.
실제로 초대형 선박은 연일 만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HMM은 현재까지 총 12척의 2만4000TEU급 선박 중 9척을 투입했는데, 7척이 만선으로 출항했다.
HMM은 지난 4월 23일 알헤시라스(Algeciras)호를 시작으로 9월까지 12척 모두를 아시아~북유럽 항로에 투입해 주간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1호선인 알헤시라스호는 지난 5월 8일, 아시아 구간의 마지막 기항지인 옌톈에서 1만9621TEU를 선적하고 유럽으로 출발,선적량 세계 신기록을 달성했다.
알헤시라스호에 이어 2호선 오슬로호도 1만9504TEU를 선적해 만선을 기록했으며 3호선 코펜하겐호(1만9490TEU), 4호선 더블린호(1만9459TEU), 5호선 그단스크호(1만9513TEU), 6호선 로테르담호(1만9567TEU), 7호선 함부르크호(1만9536TEU)까지 연달아 만선을 기록 중이다. 만선 여부는 아시아의 마지막 기항지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시점 기준이며 8, 9호선은 현재 아시아 구간을 운항 중이다.
헤드홀(아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구간) 뿐만 아니라 백홀(돌아오는 구간)에서도 만선을 기록 중이다. 통상적으로 백홀의 경우 평균 화물적재율이 50%~60%이지만 알헤시라스호(1만9544TEU), 오슬로호(1만9266TEU), 코펜하겐호(1만9476TEU)가 연이어 만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하락하던 운임이 반등한 것도 흑자전환 시기를 앞당긴 요인 중 하나다. 대표 컨테이너 운임 지수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7월 말 기준 1100선(1103.47)을 회복했다. 코로나19 전 세계적으로 확산한 지난 4월(818.16)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올랐다. 주력 노선인 미주지역 컨테이너운임지수가 5월부터 상승세를 나타낸 것도 2분기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HMM 관계자는 "초대형선에 화물을 다 채우지 못할 것이라는 일부 우려가 있었으나 연이은 만선으로 시장의 우려를 불식 시켰다"면서 "초대형선의 경쟁력을 시장에서 인정하고 있음이 증명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