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TSMC 제치고 엔비디아 고객사로 유치AMD·인텔 등 추가 수주 여부도 관심 집중4분기 퀄컴 모바일 AP 제품 양산 등 파운드리 실적 확대
  •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항공 사진. ⓒ삼성전자
    ▲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항공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미국 IBM에 이어 미국 그래픽카드 업체인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생산을 맡게 되면서 파운드리 부문 세계 1위인 대만의 TSMC를 쫓아가기 위한 발판을 마련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는 차세대 GPU '지포스 RTX 30' 시리즈를 출시하고 신제품을 삼성전자의 8나노미터(㎚) 파운드리를 통해 생산한다고 발표했다.

    GPU는 그동안 게임이라는 한정된 분야에만 활용되는 것처럼 여겨졌지만, AI와 자율주행 시대를 맞이하면서 고성능 컴퓨팅능력(연산능력)이 필요해짐에 따라 기존 CPU(중앙처리장치)의 자리를 넘보며 주목을 받고 있다.

    엔비디아는 그동안 TSMC 공정을 이용해 반도체를 생산했지만, 이번에 선보인 차세대 GPU는 삼성전자의 8나노 공정을 활용한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이번 신형 GPU는 삼성전자와 협업해 같은 8나노 공정으로 제조된 다른 삼성전자의 8나노 칩보다 10%가량 속도를 향상시킨다.

    이날 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자 겸 대표(CEO)는 신제품 온라인 소개 행사에서 지포스 RTX 30 시리즈 GPU를 선보이며 "이전 모델에 비해 두 배 이상의 성능과 두 배 가까운 전력 효율로 비디오 게임 그래픽을 개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엔비디아는 글로벌 GPU 부문의 최강자로 최근 인텔을 제치고 미국 반도체 기업 가운데 시가총액 1위 자리에 올라 화제가 됐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미국 IBM의 차세대 서버용 CPU인 '파워10'의 위탁 생산을 맡기로 한 데 이어 엔비디아까지 추가로 주요 거래선으로 확보하면서 파운드리 부문에서 한발짝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비전 2030'을 발표하고 오는 2030년까지 메모리 반도체 뿐만 아니라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 부문에서도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올 3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매출액 기준 점유율은 17.4%로 1위인 TSMC에 36.5%p 뒤처져 있다.

    삼성전자는 IBM과 엔비디아 외에도 4분기에는 퀄컴의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제품도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전해지면서 본격적으로 파운드리 부문의 실적 확대가 시작됐다는 기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현재 엔비디아를 비롯해 미국의 CPU 제조 업체인 AMD와 최근 7나노 CPU 외주화 가능성을 언급한 인텔과도 수주 논의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삼성전자가 TSMC를 제치고 초대형 고객인 인텔과 AMD를 신규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을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IT전문매체 샘모바일은 "GPU의 역사적 세대 도약의 핵심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라면서 "삼성은 안정적인 8나노 기반의 개선된 공정으로 10% 더 빠른 칩을 생산하게 됐고, 이는 엔비디아의 성과이자 삼성의 성과"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