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유료방송 가입자의 3분의 1로 상한' 폐지점유율 제한 없어져 딜라이브, CMB 인수전 가속화 코로나 영향 실적 의축, 하반기 5G 투자 등 자금 확보 관건
  • 정부가 '유료방송 합산규제(유료방송 가입자의 3분의 1로 상한)' 폐지를 추진하면서 딜라이브, CMB 등 케이블 업계의 매각 작업이 탄력을 붙을 전망이다. 유료방송 가입자 확보는 ARPU(가입자당평균단가)로 연결되기 때문이 이통 3사간 치열한 인수전이 예상된다.

    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유료방송 시장점유율 규제를 폐지하는 골자의 '방송법·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사업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유료방송 경쟁촉진 및 서비스 품질제고를 위해 자율적 기업결합을 제한하는 유료방송 시장점유율 규제를 폐지한 것.

    이에 따라 현재 케이블 업계 매물로 나와있는 딜라이브와 CMB 인수를 위해 이통 3사 모두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KT·KT스카이라이프(31.52%), LG유플러스·LG헬로비전(24.91%), SK브로드밴드(24.17%) 순이다. 최근 매각 의사를 밝힌 케이블 업체 점유율은 딜라이브(5.98%), CMB(4.58%), 현대HCN(3.95%) 순이다.

    앞서 KT가 현대HCN과 빅딜을 달성하면서 인수 이후 총 35.47% 점유율을 보유, 유료방송 시장 1위 사업자의 자리를 지켰다. 2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와의 격차도 10%p 이상으로 벌어지게 됐다. 

    남은 매물인 딜라이브와 CMB의 점유율을 고려하면 순위 변동은 일어날 수 있다. 가령 LG유플러스가 이들 모두를 인수했을 경우 KT를 조금 앞지르거나 비슷한 수준의 점유율을 보유하게 된다. 

    KT로서도 이런 시나리오에 마냥 손을 놓고 방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딜라이브 혹은 CMB 둘 중에 한 곳만 인수를 해도 부동의 유료방송 1위 사업자를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HCN 인수전에 한 차례 고배를 마신 SK텔레콤은 가장 마음이 급하다. 유료방송 시장 2위라도 탈환하기 위해서는 딜라이브와 CMB 중 어느 한 곳의 인수가 필요한 상황에 놓여있다.

    하지만 이통 3사 모두 실탄이 넉넉하지 않아 인수에 고심하고 있는 모양새다. 올해 하반기 5G망 투자, 주파수 재할당 등 수조원의 자금이 들어가는 굵직한 이슈들이 예정돼 있다는 점에서다.

    증권가에서는 딜라이브의 매각 대금을 7000~9000억원, CMB의 매각 대금을 4000~5000억원 수준으로 점치고 있다. 이통 3사는 해당 금액에 맞추기에는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현대HCN 인수를 위해 6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한 KT로서는 이에 대한 부담이 더욱 높은 상황이다. 이통 3사 모두 매각가를 조금이라도 낮추기 위해 주판알을 튕기면서 손익을 따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딜라이브와 CMB) 회사 부채와 향후 잠재력 등 다각도 방면을 고려했을 때 인수 과정이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매각 가격에 대한 조율을 먼저 이뤄내는 것이 관건"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