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이미 공개된 기술 불과… 양산성 입증 시간 필요도"
  • ▲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배터리 데이'에서 발언하고 있다. ⓒ테슬라 온라인 중계 갈무리
    ▲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배터리 데이'에서 발언하고 있다. ⓒ테슬라 온라인 중계 갈무리
    테슬라가 22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프리몬트 공장 주차장에서 열린 '배터리 데이' 행사의 핵심은 공정 혁신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장기적으로 싼 전기차를 내놓겠다는 것이다.

    당초 발표 가능성이 점쳐졌던 배터리 내재화나 전고체 배터리, 100만마일 배터리 등에 대한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기술적으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을 위협할 내용은 없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꿈의 기술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거나 테슬라가 지난해 자신했던 주행수명 100만마일 배터리에 대한 결과물이 없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돌았다.

    때문에 이날 행사가 진행되던 시간인 장외시간 거래에서 테슬라의 주가가 6% 넘게 빠지기도 했다.

    이날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전기차 가격을 낮출 수 있도록 배터리 셀의 구조를 바꾸고 생산 공정을 단순·효율화할 것"이라며 "기가바이트 규모가 아니라 테라(기가의 1000배)바이트 규모의 공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허 출원한 탭리스 배터리를 통해 에너지밀도 향상 △인수한 막스웰의 기술인 건식 공정을 발전시켜 코팅·건조 공정 단축 △하이니켈 양극재 적용 확대 등을 바탕으로 주행거리는 54% 늘리고 배터리 단가는 56% 절감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혁신을 바탕으로 2030년까지 3TWh를 생산해 내겠다는 목표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발표된 내용은 이미 언론을 통해 공개됐던 내용들이고 신기술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며 "2030년까지 테슬라의 장기 비전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었으나, 단기적으로는 국내 업체들에게 불확실성으로 작용하던 이벤트가 소멸됐다"고 판단했다.

    한국투자증권 측도 "오늘 발표된 기술은 기존에 알려진 내용에서 특이점은 없었다. 아직 개발 중이고 양산성 입증에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며 "우려했던 단기 재내화도 가능성은 낮고 LG화학 등 기존 파트너와의 협력관계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스포트라이트는 배터리 신기술 발표에 앞서 언급한 완전 자율주행 자동차가 받았다.

    머스크 CEO는 "자율주행에 대한 알고리즘이 한계에 부딪혔는데, 8개의 카메라로 3D입체 영상을 통한 분석 시스템을 새로 만드는 등의 노력을 통해 안전성을 높였다"며 "베타서비스이긴 하지만,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차를 다음 달 내놓을 것"이라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