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發 역설적 호황연간 영업익, 10년 최고 전망NB라텍스 '글로벌 1위' 순항… 연 매출 5조 복귀 기대감
  • ▲ 금호석유화학. ⓒ권창회 기자
    ▲ 금호석유화학. ⓒ권창회 기자
    금호석유화학이 가파른 이익 성장세를 보이면서 신용평가업계에서도 실적 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역설적 호황을 누리고 있는데다 수요에 대응한 증설까지 순조롭게 진행되는 등 당분간 NB라텍스 글로벌 1위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올해 영업이익은 10년새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며 내년에는 매출 5조원대 복귀가 점쳐진다. 현금흐름이 원활해지면서 재무안정성까지 제고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기업평가는 한국신용평가에 이어 금호석유화학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변경했다. 두 기관 모두 금호석유화학의 신용등급을 'A'로 유지했다.

    조원무 한기평 평가전문위원은 "영업현금창출력 확대에 힘입어 재무안정성이 개선세를 보이고, 라텍스 등의 양호한 수급 상황 하에 우수한 영업현금창출능력을 기반으로 투자 등에 소요되는 자금을 자체적으로 충당하면서 개선된 재무안정성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는 점 등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호석유화학의 3분기 누적 매출은 3조44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99%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3500억원에서 4670억원으로 33.4%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률도 9.25%에서 13.5%로 높아졌다.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을 견인한 주요 제품은 NB라텍스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의료용 장갑 등에 사용되는 NB라텍스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타이트한 수급 상황이 지속된 결과 높은 수준의 이익률을 시현한 것이다.

    앞서 금호석유화학은 중국의 대규모 설비 증설로 인해 장기간 과잉공급 상태로 유지되고 있는 SBR(스타이렌부타디엔고무) 설비를 2016년 NB라텍스 설비로 전환한데 이어 2019년 해당 설비를 추가 증설했다.

    이를 통해 NB라텍스 생산능력은 2015년 말 20만t에서 2018년 말 40만t, 2019년 말 58만t으로 확충됐다. 설비전환 및 증설을 통해 경쟁강도가 높은 범용제품 비중을 줄이면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대외환경 변화에도 우수한 이익창출력을 시현하고 있는 것이다.

    ABS(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 등 합성수지 부문의 경우 국제유가 하락으로 매출은 감소했지만 중국 가전, 자동차 수요 회복에 힘입어 마진이 개선되면서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470억원보다 44.6% 증가한 860억원을 기록했다.

    핵심 자회사인 금호피앤비화학도 수요 확대에 따라 BPA(비스페놀A) 가격 및 스프레드가 급등했던 2018년에 비해서는 이익창출 규모가 줄어들었지만, 2017년 이전에 비해 개선된 영업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NB라텍스, ABS 등 시장 내 우호적인 수급 환경이 전개되면서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은 467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3677억원을 이미 상회했다.
  • ▲ 금호석유화학, 여수 고무2공장. ⓒ금호석유화학
    ▲ 금호석유화학, 여수 고무2공장. ⓒ금호석유화학
    여기에 금호석유화학은 전방업체들의 증설 대응 및 규모의 경제 강화를 위해 하반기 6만t의 NB라텍스 생산능력을 증설할 계획이다.

    증설 후 NB라텍스의 생산능력은 64만t으로, 세계 1위 업체 지위를 지속할 전망이다. 또 내년 4분기까지 7만t의 추가 증설을 통해 경쟁사와의 초격차를 벌린다는 계획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증설 효과 등으로 외형이 확대되고 주요 제품의 양호한 수급 하에 우수한 영업현금창출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합성고무 부문의 경우 친환경성, 안정성 등을 감안할 때 니트릴 장갑에 대한 수요 확대 추세가 이어지면서 LG화학(10만t), 신토머(英, 6만t), 난텍스(대만, 6만t) 등 경쟁업체들이 추가적인 생산능력 확장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방수요 확대를 고려할 때 증설에도 중기적으로는 양호한 수급이 이어지면서 견조한 마진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ABS는 가전, 자동차 수요 회복 등으로 양호한 마진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고 BPA, 페놀 등 페놀계 제품의 경우 PC 등 전방수요 기반에 힘입어 마진이 양호할 것으로 예상된다.

    열병합발전 부문은 SMP(계통한계가격) 변화에 따라 영업수익성이 하향 안정화되겠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일 전망이다.

    원종현 한신평 실장은 "견조한 수요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합성고무 부문의 NB라텍스와 합성수지 부문의 ABS가 각 부문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 NB라텍스 설비 증설 효과, 에너지 부문의 안정적인 수요 기반 및 우수한 원가경쟁력 등을 바탕으로 향후에도 개선된 수익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가에서도 금호석유화학의 실적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실적 전망치 분석 결과 금호석유화학은 4분기에 연결 기준 매출액 1조2255억원, 영업이익 2049억원의 실적을 거둘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의 경우 지난해 4분기 1조1978억원에 비해 2.31% 증가하며 영업이익은 177억원에서 11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를 바탕으로 연간 영업이익은 6720억원으로, 지난해 3677억원에 비해 82.7%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매출액은 같은 기간 4조9779억원에서 4조6655억원으로 6.27%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매출액은 유가 하락 영향으로 소폭 감소하겠지만, 영업이익은 2011년 8390억원 이후 9년 만에 최대 규모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한승재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연간 이익률은 '차화정 시절'의 고점인 2011년 13%를 넘어설 전망"이라며 "전 화학제품을 통틀어 가장 증설 부담이 적은 범용고무의 공급 상황을 고려할 때 수익성 개선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나아가 2021년에는 매출액 5조2993억원, 영업이익 8120억원의 실적이 예상된다. 올해의 이익성장세가 이어질 뿐만 아니라 외형도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매출액은 2018년 이후 3년 만에 5조원대 복귀가 점쳐진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내년에도 합성고무 부문의 초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최근 전방업체의 초호황을 반영해 NB라텍스 업체 또한 가격 폭등, 마진 급등이 현실화하고 있으며 범용고무까지도 회복세인 만큼 내년에는 2011년보다 강한 실적이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한편, 영업현금창출 규모는 확대된 반면 대규모 투자 부재, 예년 수준의 배당 지급 등으로 자금 수요가 작아 차입금 규모가 감소하면서 주요 재무지표도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3분기 말 기준 부채 규모는 1조9296억원으로, 2017년 2조8382억원 이후 꾸준히 줄어들고 있으며 차입금도 2017년 3분기 1조5940억원에서 올해 3분기 9722억원으로 지속 감소했다.

    부채비율(66.2%)은 2014년 3분기 181% 이후, 차입금의존도(33.3%)는 2015년 3분기 100% 이후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

    향후 예상되는 영업현금흐름에 비해 중·단기 CAPEX(설비투자) 부담이 제한적인 점, 금호피앤비화학의 BPA 설비 20만t 증설 계획(약 2000억원)과 관련해 업황에 따라 투자시기를 조정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차입금 부담 완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원종현 실장은 "향후 코로나19 확산세 진정 여부와 글로벌 경기 추이, 유가 및 원재료 가격 변화 등 이 같은 대외환경 변화가 현금흐름 및 재무안정성에 미치는 영향, M&A 관련 비경상적인 대규모 자금소요 발생 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