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만 16곳 신용등급 또는 등급 전망 하향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재현 우려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등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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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저축은행 16곳이 올해 들어 신용등급 또는 등급 전망이 하향 조정됐다. 선제적 자구책이 없다면 또 영업정지를 맞을 가능성이 있다. 

    30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올 초 이후 신용등급이나 신용등급 전망이 하향 조정된 저축은행은 16곳에 달한다. 이 중 저축은행의 중요 자금조달 재원인 퇴직연금 신규 유치에 지장이 가지 않는 마지노선인 'BBB-' 등급으로 몰린 곳은 4곳이다.

    신용등급이 투기등급(BB)으로 떨어지기 직전인 'BBB-'로 책정된 저축은행은 스마트저축은행(BBB-/안정적)과 페퍼·OSB·JT저축은행 등이다. 저축은행은 신용등급이 'BB'로 떨어지면 신규 퇴직연금 자금을 유치할 수 없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구체적으로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달 말 OSB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강등했다. 키움저축은행과 고려저축은행은 신용등급을 'A-'로 유지했으나 등급전망은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앞서 4월에는 페퍼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내린 데 이어 KB·대신·다올·애큐온저축은행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회사별 신용등급은 KB가 'A', 대신은 'A-', 다올은 'BBB+', 애큐온은 'BBB'를 유지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웰컴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이 기존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한 단계 내였고, 그보다 앞서 키움YES·바로·OK저축은행의 신용등급도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하향했다.

    모아저축은행(BBB+/안정적→BBB+/부정적), NH저축은행(A/안정적→A/부정적), JT저축은행(BBB-/안정적→BBB-/부정적)은 신용등급 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려갔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3월 JT친애저축은행(BBB) 1곳만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여기에 부동산 업황 부진과 고금리가 지속되는 영업환경에서 금융당국 주도로 이뤄지고 있는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결과가 실적과 건전성 지표 등으로 반영되는 하반기가 되면 추가 하락 가능성도 남아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3차 개인사업자대출 부실채권 매각을 위한 개별 업체 수요 조사를 진행 중이다. 3차 매각은 3분기에 시행될 예정이다.

    중앙회는 이달에도 2차 개인무담보·개인사업자대출 부실채권 매각을 1360억원 규모로 시행한 바 있다. 내달 중 3차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 펀드도 조성할 예정이다.

    실제 PF 정상화 펀드의 경우 이달 5000억원 규모의 2차 펀드 집행을 마쳤고, 내달부터는 3차 펀드 조성을 시작한다.

    이런 부실채권 매각 노력은 저축은행업권의 2분기 연체율이 10%대로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이처럼 저축은행의 건전성 지표가 악화하자 금감원은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이 2분기 이상 두 자릿수를 기록한 3개 저축은행에 대한 경영실태평가를 실시했고 점검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금감원은 "경영실태평가 이후 이들 저축은행이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하고, 종합평가에서 4등급(취약) 이하로 받는다면 금융위에서 권고, 유의, 명령 등으로 이뤄진 적기시정조치를 부과받을 수 있다"고 했다. 

    저축은행 경영실태평가는 지난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13년 만이다. 은행들은 정기적으로 경영실태평가를 받고 있지만 저축은행은 일률적인 평가가 어려웠다. 

    저축은행 사태는 삼화저축은행 부실기관 지정을 시작으로 저축은행이 연속 영업정지를 받은 사건이다. 금감원은 당시 저축은행 전수조사에 나서 16곳을 영업 정지시켰다. 이후 5년간 파산한 부실 저축은행만 30곳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