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판매·설비투자, 줄줄이 감소세 2년 연속 세수 결손 유력… 최대 20조 내수 활성화 위한 실질 대책 필요세계 각국 금리인하 시작… “Fed·ECB 9월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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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분기 국내총생산(GDP) 지표가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2년 연속 세수 결손까지 확실시되면서 정부가 내세운 ‘건전재정’ 기조에 빨간불이 켜졌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 정책으로 소비와 투자 등 내수를 살려야 한다고 제언한다. 

    30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1∼5월 재화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액지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3% 줄었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1% 감소한 뒤로 15년 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세다. 

    소매판매는 최근 2년 가운데 4개월을 제외한 20개월 모두 감소하는 보기 드문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2월에 0.8% 겨우 증가했을 뿐 1월과 3∼5월 모두 내리막길이다.

    설비투자도 작년 5∼12월 내리 감소한 데 이어 올해도 2월부터 넉 달째 줄고 있다. 지난 3월 10.2% 감소한 건설기성은 4월 3.1% 반등했지만 지난달 4.6% 다시 뒷걸음질 쳤다.

    정부가 지난해 12월부터 내수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재화소비는 여전히 침체 상태에 머무르고 있다. 실제 실제 최근 경기 동향을 반영하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달 98.8로 전월 대비 0.6포인트 하락하며 팬데믹 초기인 2020년 5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여기에 더해 세수 결손으로 빠듯해진 재정 상황은 GDP를 더욱 옥죌 수 있는 요인이다. 

    시장에서는 올해 2년 연속 세수 결손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1~5월까지 국세수입은 151조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9조1000억원 줄었다. 법인세가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1~4월 법인세수는 28조3000억원으로 1년 전 보다 15조3000억원 급감했다. 예산 대비 진도율은 36.5%로, 한해 거둬들일 것으로 예상한 법인세의 약 36%만 걷힌 셈이다.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법인세 납부 실적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아서다. 작년 기업 실적 악화로 12월 결산법인의 법인세 납부가 급감했고, 주요 대기업의 영업 손실로 인해 법인세를 거의 내지 못했다. 4월에는 금융지주회사의 법인세 실적 감소로 감소 폭이 두 배 이상으로 커졌으며, 5월 중소기업의 분납 실적마저 저조했다.

    5월까지 세수 진도 흐름은 2013년, 2014년, 2020년과 비슷한 상황으로 알려진다. 모두 세수 결손이 발생한 년도다. 년도별 결손 금액을 보면 2013년 14조6000억원, 2014년 10조9000억원, 2020년 6조5000억원이었다. 

    이에 따라 역대 최대 세수 결손이 발생했던 지난해 56조4000억원에 이어 올해도 2년 연속 세입 예산 대비 세수가 줄게 됐다. 하반기 세수 여건에 따라선 결손이 20조원대로 불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올해 세수가 10조~20조원 안팎 부족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집행하지 못한 불용(不用) 예산도 작년에 이어 대규모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입장을 고려할 때, 기금 등에서 여유 재원이 없다면 불용 예산 규모는 통상적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이나 국채 발행 없이 세수결손에 대응하려면 지출을 깎을 수 밖에 없어서다. 

    이에 전문가들은 2분기 GDP가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지난달 김진욱 씨티 이코노미스트는 3월 산업활동 동향 발표 후 공개한 보고서에서 2분기 GDP가 전기 대비 0.1%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경제 회복을 위해서는 내수 활성화를 위한 더욱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내수 부진의 주된 이유로 고금리 장기화로 인한 소비 위축이 주된 원인으로 꼽히는 만큼 금리 인하에 대한 신호를 줄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나온다. 

    실제 올해 들어 스위스, 스웨덴, 캐나다, 유럽중앙은행(ECB) 등 세계 각국에서 정책금리 인하가 시작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9월 금리 인하 가능성도 점쳐진다. 28일(현지시각) 앤드루 시트 모건스탠리 교차 자산 전략 책임자 겸 매니징 디렉터는 CNBC에 “우리는 Fed와 ECB가 9월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점에 대해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