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판매사 제재 심의 16일로 미뤄져 연내 정례회의 상정 사실상 어려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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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감독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당초 예정된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가 오는 16일로 연기됐다.

    라임자산운용 펀드 판매 증권사에 대한 징계를 놓고 신중 모드로 일관해 온 금융당국과 업무 일부 정지 여부 등 최종 확정을 앞둔 증권사 입장에선 시간을 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예정됐던 증선위는 16일 열릴 예정이다. 전날 금감원 직원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여의도 본원이 폐쇄한 데 따른 결정이다. 금감원 금융투자검사국의 회의 참석이 어려워지면서 일정이 연기됐다. 

    당초 회의는 라임 펀드를 판매한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KB증권 등 증권사 3곳에 대한 제재 안건을 심의할 예정이었다. 

    지난달 25일 증선위는 정례회의를 열고 라임 펀드 판매 증권사 3곳에 대한 과태료 부과 조치안을 심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이달 9일 추가 심의키로 했다. 1차 심의에서 증선위는 자본시장법 위반에 따른 과태료 부과 건에 대해 심의하고, 금감원과 조치 대상자의 의견을 들어 안건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증선위 일정 연기로 올해 마지막 금융위 정례회의도 16일에서 23일께 미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일정대로 진행되더라도 절차 상 열흘 전 대상 기관에 통보하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마지막 정례회의에 안건이 오르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시각이 우세했다. 

    이로 인해 라임 판매 증권사와 CEO에 대한 최종 제재 수위도 내년 초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앞서 금감원은 세 차례에 걸친 제재심 끝에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에 대해 일부 정지 및 과태료를, 대신증권에는 반포 WM센터 폐쇄 및 과태료 부과의 제재 등을 결정했다. 

    나재철 대신증권 전 대표(현 금융투자협회장)와 김형진 신한금융투자 전 대표, 윤경은 전 KB증권 대표에는 '직무정지', 박정림 KB증권 대표에는 '문책경고' 등 중징계를 금융위에 건의하기로 확정했다. 

    제재 대상 증권사들은 우선 징계 결과가 최종 확정될 때까지 지켜본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 같은 제재가 확정될 경우 임원들은 3~5년간 금융사 취업이 제한되고, 증권사도 영업에 차질을 빚는 만큼 징계 수위를 낮추는 방안 마련에 골몰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다만 유일한 현직 CEO 박정림 대표는 연임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적지 않다. KB금융지주는 오는 20일 전후로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열고 CEO 인사를 실시할 것으로 전해진다. 최종 징계 수위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박정림 대표의 연임을 결정하기에 상당한 부담을 느낄 것이란 시각이다.

    라임 판매 증권사에 대한 제재가 해를 넘기면서 그간 신중한 태도로 일관해 온 금융당국과 업무 일부 정지 여부 등 최종 확정을 앞둔 증권사 입장에선 시간을 번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금감원 제재심은 세 차례 회의 끝에 라임 판매 증권사에 대한 중징계 제재를 결정했다. 라임에 대한 여러 의혹들이 있는 만큼 판매사들과 검사국의 진술 및 설명을 충분히 청취하기까지 다소 시간이 소요됐다. 

    감독기관으로서 책임론이 부각된 점도 섣불리 결론을 내리지 못한 요인이다. 금감원이 사모펀드 연쇄 환매중단과 로비 의혹을 사전에 감독하는데 실패한 것은 물론, 전 현직 직원이 불법 행위에 연루돼 수사 대상에 오르면서 판매 증권사 징계 결정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증권사 입장에선 코로나19 이후 증권업종이 호황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업무 일부정지, 센터 폐쇄 등과 같은 제재를 앞두고 대응을 위한 시간을 벌었다. 

    한편 오는 16일 예정된 증선위 정례회의에서 과태료 수위에 대한 결론이 나오면 전·현직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제재, 기관 제재 안건과 함께 향후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다시 한번 논의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