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진출 교두보 … 2009년 UAE 원전 이은 쾌거안덕근 장관 "체코 본계약 체결 자신" … 이달 예정정권 교체에 에너지 정책 수정 우려 … 업계 "기우"韓, 폴란드·튀르키예 등 원전 프로젝트 잇달아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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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코 두코바니 원전.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을 중심으로 한 팀코리아가 24조원 규모의 체코 원전 수주를 조만간 확정 짓고 유럽 원전 시장 진출 교두보를 마련한다. 팀코리아는 체코 외 폴란드·튀르키예·베트남 등 국가에 원전 수출을 추진 중으로, 국내 유일의 원전 주기기 제작사인 두산에너빌리티의 글로벌 위상도 한층 강화할 전망이다.15일 업계에 따르면 한수원을 주축으로 두산에너빌리티, 대우건설 등이 참여한 팀코리아는 체코 두코바니 원전 프로젝트의 본계약 체결을 눈앞에 두고 있다. 팀코리아는 2024년 7월 프랑스전력공사(EDF)를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현재 체코전력공사(CEZ)와 최종 법률 검토 및 이사회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4월 말~5월 초 계약 마무리를 목표로 한다. 팀코리아의 준비는 완벽하며, 체코 정부의 신뢰도 높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프로젝트는 2029년 착공, 2036년 시험 가동, 2038년 상업 가동을 목표로 하며 체코 내 약 60% 현지화를 통해 현지 경제에도 기여할 전망이다.앞서 본계약은 3월로 예정됐으나, 일정이 밀리면서 사업 추진에 차질이 생긴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우선협상대상자 발표 이후 불거진 미국 웨스팅하우스와의 지식재산권 문제는 올 초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의 합의로 해소됐지만, 원전 사업 부활을 이끌어온 윤석열 정부 퇴진으로 정치적 혼란이 가중되며 불안감이 더해졌다.이러한 우려에도 업계에서는 원전 사업의 지속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정권 교체 이후에도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을 위해선 원전 활용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에너지 대외 의존도가 높은 국가에서 안보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선 원전 생태계 복원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체코 신규 원전 건설은 두코바니(5·6호기), 테멜린(3·4호기) 지역에 각 1.2GW(기가와트) 이하의 원전 4기를 짓는 사업이다. 팀코리아가 따낸 두코바니 원전 2기의 예상 사업비는 약 24조 원이다. 체코 원전 수주는 2009년 수주한 약 20조원 규모의 UAE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두 번째 대규모 해외 원전 수출로 16년 만의 쾌거이자 역대 최대 규모의 원전 수출이다.한수원은 체코 신규 원전 수주를 위해 APR1000 모델을 제안하며 기술력과 경제성, 안전성을 강조해왔다. APR1000은 한국이 개발한 유럽 수출형 원전으로, 설비용량을 1400㎿에서 1000㎿급으로 조정한 것이다. 특히 UAE 바라카 원전 건설 경험을 통해 축적된 노하우와 한국형 원전의 우수성을 부각하는 전략을 펼쳤다.두산에너빌리티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원자로, 증기발생기, 터빈발전기 등 원전 주기기 제작 능력을 갖추고 있다. 한 공장에서 원전에 들어갈 핵심 주기기의 기초 소재부터 최종 제품까지 100% 기술을 보유했다. 소형모듈원전(SMR) 주기기 시장에서도 뉴스케일파워, 테라파워, 엑스에너지 등과 협력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바카라 원전에 이어 체코 프로젝트에서 기술 역량을 입증한 팀코리아는 통합 기술 역량을 입증하게 됐다. 여기서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전 수출 프로젝트에서 약 30~40%를 담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약 20조원 규모의 원전을 수주한다고 가정하면 두산에너빌리티그 약 7조~9조원 규모의 수혜를 입는 셈이다.팀코리아는 체코를 넘어 다양한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폴란드는 루블린 지역에는 APR1400 기반 원전 건설을 논의 중이며, 튀르키예는 시노프 지역 원전 협상에서 한국을 주요 파트너로 검토하고 있다.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사우디아라비아, 베트남 등에서도 원전 프로젝트 참여 가능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