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TPU, HBM 용량 6배 증가 … 엔비다 블랙웰 맞먹어신규 고객 목 마른 삼성·SK에 기회 … ASIC 수요 키우나단시간 엔비디아 넘어설지는 미지수 … 시장 확대 마중물
  • ▲ SK하이닉스 HBM3E 제품 이미지 ⓒSK하이닉스
    ▲ SK하이닉스 HBM3E 제품 이미지 ⓒSK하이닉스
    구글이 추론 전용 프로세서 텐서처리장치(TPU) 7세대를 공개하면서 엔비디아의 뒤를 이을 또 하나의 거대 HBM(고대역폭메모리) 수요처가 탄생할지 주목된다. 엔비디아 '블랙웰'에 맞먹는 HBM 용량을 채택하며 승부수를 띄웠지만 공고한 엔비디아 생태계를 무너뜨리긴 힘들 것이란 전망과 함께 ASIC(주문형 반도체) 수요를 키우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감도 공존한다.

    15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구글이 지난 9일(미국시간) 추론 특화 TPU 7세대인 '아이언우드(Ironwood)'를 공개하면서 여기에 들어갈 HBM 수요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무엇보다 엔비디아 플래그십 AI(인공지능) 칩인 'B200'과 비슷한 수준의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을 채택하면서 구글이 엔비디아에 이은 '메모리 큰 손'으로 등극할 가능성을 가늠하는 분위기다. 아이언우드는 칩 하나 당 HBM 192GB로 이전 세대 제품인 '트릴리움' 대비 6배 확대된다. HBM 대역폭도 4.5배 증가한 7.2TBps라는게 구글의 설명이다.

    이 같은 용량과 대역폭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엔비디아와 마찬가지로 5세대 HBM인 HBM3E를 탑재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엔비디아 비중이 높은 HBM3E 수요처가 구글로 확대될 조짐이 엿보이면서 HBM 제조 3사도 조용히 구글 공급을 위한 사전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구글이 특히 딥러닝 모델 훈련과 추론에 특화된 TPU에 HBM을 탑재한다는 점에서 AI와 같이 특정 작업에만 최적화된 전용 칩인 ASIC 시장의 포문을 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블랙웰 같은 GPU는 AI 연산 외에도 그래픽 작업이나 게이밍 등으로 다양하게 쓰이는만큼 전력 소모가 크고 가격이 비싸다는 한계점이 지적되는데, 구글 TPU는 AI 특화 칩으로 활용되는만큼 예상보다 빠르게 AI 투자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엔비디아 의존도가 높았던 AI 반도체 시장은 물론이고 HBM 시장도 구글을 시작으로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 AI칩을 개발하고 나서는 상황을 반기고 있다.

    특히 HBM 3사 중 엔비디아라는 최대 고객을 확보해 시장 70%를 점한 SK하이닉스 외에 삼성전자나 마이크론 등 후발주자들은 아직은 엔비디아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공급을 이어가거나 타진하고 있지만 이 같은 ASIC 성장세에 새로운 기회를 찾기 위해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물론 SK하이닉스도 압도적인 기술 우위를 앞세워 다수의 신규 고객사들에게 HBM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그만큼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공고한 엔비디아 천하가 구글 등 빅테크들의 차제 AI 칩으로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에도 힘이 실린다. 엔비디아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단순히 GPU 개발 능력이 아니라 여기에 '쿠다(CUDA)'라는 소프트웨어와 데이터센터 인프라까지 통합된 AI 생태계를 구축했다는 점이다.

    이 생태계 구축에서 선점한 엔비디아의 아성을 단기간에 무너뜨리기는 어렵다는게 아직까진 대세지만 빅테크들의 ASIC 시장이 형성되면서 경쟁이 시작된 것도 분명한 현실이라는 평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