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플러스 내년 한국 진출저렴한 가격, 풍부한 콘텐츠 경쟁력넷플릭스와 한 판 승부... 시장 판도 변화 예고국내 이통사 독점 제휴 신경전... 토종 OTT 사업자 생존 모색도
  •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공룡인 넷플릭스에 이어 '디즈니플러스(디즈니+)'가 내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다. 국내 OTT 시장을 둘러싼 해외 플레이어들과 토종 OTT 사업자들과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디즈니는 내년 자사의 OTT 서비스 디즈니플러스를 한국과 동유럽, 홍콩 등에 진출할 예정이다. 디즈니플러스는 디즈니·마블·픽사·21세기폭스·내셔널지오그래픽이 제작한 영화·애니메이션·다큐멘터리 등 8000여 편의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전 세계 30여개국에서 유료 가입자 수 1억 3700만명을 확보하고 있다. 오는 2024년까지 디즈니플러스의 유료 가입자 수가 최대 2억 6000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억 가입자를 확보한 넷플릭스의 유일한 맞수로 거론되는 이유다.

    디즈니는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APAC) 총괄 사장에 루크 강 전 북아시아 지역 총괄 대표를 선임했다. 루크 강 신임 아태지역 총괄 사장은 한국 및 범중화권, 일본을 포함한 북아시아 지역 총괄 대표를 역임하면서 사업 부문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견인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한국 시장을 비롯한 아태지역의 디즈니플러스의 전략 수립과 사업 전반을 이끌 전망이다.

    디즈니플러스의 한국 진출이 가시화되면서 국내 OTT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특히 국내 OTT 시장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넷플릭스의 독주가 저지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지난 11월 안드로이드 앱 기준 넷플릭스의 월간활성이용자 수(MAU)는 534만 7962명으로 지난해 243만 7614명의 2배를 넘겼다. 지난 3분기 말 기준 넷플릭스의 한국 유료 구독 회원수는 330만명에 이른다.

    하지만 디즈니플러스가 보유하고 있는 가격 경쟁력과 다양한 콘텐츠들이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디즈니플러스의 현행 월 구독료는 6.99달러(7633원)로, 넷플릭스 베이직 요금 9500원보다 저렴하다. 또한 마블 및 스타워즈 시리즈, 애니메이션, 내셔널지오그래픽의 다큐멘터리 등의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물론, 토종 OTT 업체들도 디즈니플러스의 진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찌감치 넷플릭스와 손을 잡은 KT와 LG유플러스는 디즈니플러스와의 독점 제휴에 물밑 작업을 펼치는 중이다. 넷플릭스와 망 사용료로 대립중인 SK텔레콤 역시 디즈니플러스와의 협상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웨이브·티빙·왓챠·시즌 등 국내 토종 OTT 업계도 독창적인 콘텐츠 제작과 국내외 기업과 손을 잡는 방식으로 생존 전략을 마련할 전망이다. 이들끼리 연합체를 결성해 경쟁력을 모색하는 방안도 고민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디즈니플러스가 어떤 업체와 손을 잡고, 어떤 방식의 서비스를 제공할 지가 관건"이라면서 "플랫폼 선점을 위해 이통사들과 국내 OTT 사업자들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