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건희 회장 주식 상속세만 11조... '내년 4월'에 쏠리는 눈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남긴 주식에 대한 상속세가 당초 예상치를 뛰어넘는 11조 366억 원으로 확정됐다. 지난 10월 25일 별세한 이 회장의 보유 주식에 대한 평가 기준이 지난 8월 24일부터 지난 22일 종가의 평균으로 결정됐기 때문이다.

이 회장의 주식을 포함한 재산을 상속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상속인들은 내년 4월을 기한으로 상속세 신고와 납부를 마쳐야 하는만큼 내년 1분기 중에 삼성의 지배구조 재편을 비롯해 본격적인 '뉴삼성'의 기틀을 마련하는 작업을 마무리 지을 것으로 보여 관심이 쏠린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타계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보유 주식에 대한 상속세가 11억 366억 원으로 최종 결정됐다. 주식 상속가액에 대한 평가 기준은 지난 8월 24일부터 이달 22일까지의 종가 평균으로 계산됐다.

통상 주식 상속분에 대한 평가는 평가 기준일 기준 2개월 전부터 2개월 이후 종가의 평균으로 산출된다. 이 회장이 별세한 지난 10월 25일이 일요일이라 평가 기준일은 10월 23일 금요일이 되고 이로부터 2개월 전인 8월 24일부터, 2개월 후인 지난 22일이 산출 기간이었다.

9월 말 기준으로 이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그룹 지분율은 ▲삼성전자 4.18% ▲삼성전자 우선주 0.08% ▲삼성SDS 0.01% ▲삼성물산 2.88% ▲삼성생명 20.76% 이다.

더불어 주식 평가 기간 동안 종가 평균은 ▲삼성전자 6만2394원 ▲삼성전자 우선주 5만5697원 ▲삼성SDS 17만3048원 ▲삼성생명 6만6276원으로, 이 회장 보유 지분가치의 평균액은 총 18조 9633억 원으로 산출됐다.

이를 상속하게 되면 주식 상속 최고세율 50%에 최대주주 할증률 20%가 더해지고 여기에 자진신고를 통해 3%를 공제받으면 11조 366억 원의 세액이 결정된다.

이 같은 금액은 이 회장 별세 당시 추산됐던 기준 대비 4000억 원 가량 늘어난 수치다. 이후 보유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 등의 주가가 상승하면서 지분가치가 8000억 원 넘게 커졌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이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상속분에 대해서도 세금이 매겨진다. 이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주요 부동산으로는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에버랜드 부지와 서울 한남동 자택 등이 꼽힌다. 부동산 상속세율도 상속가액의 50%에 해당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 이 회장의 재산을 상속받는 상속인들의 세 부담은 총 12조 원을 넘길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상속세 규모와 함께 이 회장의 재산이 어떤 방식으로 분배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직까진 이 회장의 재산이 어떤 기준으로 얼만큼 상속될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우선적으로는 이 회장의 유언이 기준이 될 전망이다. 이 회장이 유언을 남기지 않았다면 유족들이 상호 합의를 통해 상속분을 결정하게 된다.

법정상속분비율을 따르게 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이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여사를 중심으로 이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3남매가 비율대로 상속하게 된다.

공익재단에 이 회장의 지분을 포함한 재산을 기부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 경우 어떤 공익재단에 기부가 이뤄질지가 주목되고 신규로 공익재단을 설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올해 결정된 최종 상속세를 기준으로 내년 1분기 중에는 삼성이 관련 지배구조를 재정비하고 이 부회장의 '뉴삼성' 본격 출범을 마무리 지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졌다. 이번 상속세의 납부 방식을 결정하는 기한이 내년 4월 말까지라는 점을 고려하면 적어도 1분기 중에는 이에 앞서 그룹 재정비를 끝마칠 가능성이 높다.

재계 관계자는 "상속하게 되는 이 회장 일가가 상속세 재원을 어떤 방식으로 마련할지 여부와 함께 내년 1분기 이후 본격적인 이재용의 뉴삼성이 어떤 방식으로 출발하게 될 지에 이목이 쏠릴 것"이라며 "재계에서는 내년 사상 최대 상속세 문제를 해결짓고 새출발을 하게 되는 삼성의 행보를 특히 눈 여겨볼 것"이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