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 등 점진적 수요 개선 기대7조 샤힌 프로젝트 하반기 재개… "투자금, 상당 폭 감소 전망"
  • ▲ 에쓰오일. ⓒ연합뉴스
    ▲ 에쓰오일. ⓒ연합뉴스
    올해 정제마진 회복… 에쓰오일이 올해 코로나19 백신 개발 등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실적을 대폭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로 지연된 샤힌 프로젝트는 하반기 재개될 전망이다. 다만 당초 7조원가량이 투자될 예정이었으나, 투자금이 상당 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28일 열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에쓰오일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점진적으로 시황 회복 조짐이 보이고 있는 만큼 올해 수익성 회복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유 부문의 경우 세계적으로 설비 증설이 제한적인 가운데 코로나19 백신 개발 및 접종 확산으로 석유제품 수요가 회복되면서 정제마진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에쓰오일은 "올해 정제마진은 지난해에 비해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며 "정제마진은 올 상반기 조금씩 회복되고 하반기에는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 지역 수요 회복이 가장 빠른 만큼 정제마진 회복 속도도 가장 빠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석유화학 부문 아로마틱 계열 제품은 파라자일렌 스프레드의 경우 신규 PTA 설비 가동과 PTA 수요 회복으로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최근 PX 설비 증설로 인한 과잉공급으로 추가 마진 상승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벤젠 스프레드는 다운스트림 제품 수요 개선과 신규 NCC(나프타분해설비) 가동에 따른 공급 증가가 예상되면서 현 수준과 비슷하거나 소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레핀 계열 제품 중 PP 스프레드는 헬스케어, 포장재 및 섬유 부문과 같은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증가에도 아시아 및 중동에서의 대규모 설비 증설로 인해 하방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PO 스프레드는 글로벌 경기 회복에 힘입은 견조한 수요로 인해 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윤활기유 부문은 스프레드가 지속적인 고급 제품의 수요 성장으로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유사들의 가동률 상승에 따라 공급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당초 계획보다 지연된 샤힌 프로젝트와 관련해서는 "코로나19에 따른 각국 락다운 조치로 기본설계가 차질을 빚으며 지연되고 있다"면서 "올 하반기에는 프로젝트 기본설계를 재개하고 내년 하반기에 최종투자결정(FID)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랍어로 '매'를 뜻하는 '샤힌(Shaheen) 프로젝트'로 명명된 에쓰오일의 2단계 석유화학 프로젝트는 7조원 규모로, SC&D(스팀크래커 및 올레핀 다운스트림) 구축과 에쓰오일의 모회사인 아람코가 개발한 TC2C(원유를 석유화학 물질로 전환)기술 도입으로 구성됐다.

    나프타와 부생가스를 원료로 연간 150만t 규모의 에틸렌 및 기타 석유화학 원재료를 생산하는 스팀크래커와 폴리에틸렌(PE)·폴리프로필렌(PP) 등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설이 핵심이다.

    에쓰오일은 "투자비 절감 방향에 대해 연구하고 있고, 투자금액은 당초 약 7조원 규모보다 상당 폭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준공 시점은 2026년 말로 예상했다.

    다양한 신사업 투자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면서 추가 신규 사업에 대해서도 밝혔다.

    에쓰오일은 "샤힌 프로젝트 이후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신규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며 "그 일환으로 여러 사업에 참여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쓰오일은 △아이피아이테크(화학) △원프레딕트(스마트 플랜트, AI) △리베스트(에너지, 배터리) △글로리앤텍(에너지, 탄소배출) △범준이앤씨(화학) 등에 직접 투자한 바 있다.

    그러면서 "몇 개 회사와 MOU를 체결하고 있지만, 현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밝히긴 어렵다"며 "앞으로도 아람코와 긴밀한 시너지를 활용, 샤힌 프로젝트 이후 지속 성장을 위한 다양한 투자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에쓰오일은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매출액 4조2802억원, 영업이익 930억원의 영업실적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 마이너스(-) 92억원에 비해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3개 분기 만에 흑자를 기록했다.

    연간 매출액은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제품 판매단가가 낮춰지면서 전년 24조3941억원에 비해 31.0% 감소한 16조829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석유제품 수요 급감에 따른 정제마진 악화와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 등의 영향으로 역대 최저치인 -1조877억원을 거둬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