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Q에도 2500억원 손실로 23분기 연속 적자 확정연간 MC 손실만 8500억원 가까워향후 방향성엔 여전한 물음표...최종 결론 시점도 미지수모바일 기술과 미래사업 시너지 지속 추구 의지 내비쳐
  • ▲ 지난해 LG전자가 내놓은 전략 스마트폰 'LG윙' 제품 이미지 ⓒLG전자
    ▲ 지난해 LG전자가 내놓은 전략 스마트폰 'LG윙' 제품 이미지 ⓒLG전자
    오랜 기간 적자로 수술대에 오른 LG전자 MC(Mobile Communications)사업이 지난해 4분기에도 2500억 원에 가까운 손실을 내며 존폐 기로에 선 이유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지난 4분기까지 총 23분기 연속 적자를 내고만 MC사업본부는 아직까지 향후 사업 방향성을 결정짓지 못했고 확정되는 시점에 대해서도 아직은 알 수 없다는 결론만 내렸다.

    LG전자는 29일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MC사업본부가 1조 3850억 원의 매출액을 냈지만 2485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5% 가량 늘었고 적자 규모도 1000억 원 가까이 줄였음에도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기는 요원했다.

    이로써 MC사업본부는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총 8412억 원의 누적 손실을 기록하며 최근 LG전자가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폰 사업 철수와 축소를 포함한 사업 방향 전환 계획에 힘을 실었다. 연간 매출도 지난 2019년 대비 7400억 원 줄어든 5조 2171억 원으로 집계됐다.

    다행히 지난 2019년 대비 연간 영업손실 규모는 1500억 원 가량 줄었지만 이미 지난 2015년 2분기부터 23분기째 이어지는 적자로 사업에 제동을 걸 수 밖에 없다는 결론에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권봉석 LG전자 사장은 지난 20일 공식적으로 스마트폰 사업을 축소하거나 철수하는 모든 방안을 포함해 다각도로 사업 정리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식적인 발표에 앞서 이미 시장에서는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포기하고 매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터져나오는 상황이라, 무엇보다 고용에 불안을 느끼고 있는 MC사업본부 임직원들을 고려해 사업 정리안을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후에도 각가지 정리 방안들이 언급되고 있지만 이에 대해 LG전자 측에서는 이렇다 할 답변을 내놓지는 않고 있다. 그런 이유로 이번 2020년도 4분기 실적발표와 이어지는 컨퍼런스콜에서 시장 관계자들과 투자자들의 관련 질문이 쏟아질 것이라는 예상이 제기됐다.
  • ▲ LG전자가 CES 2021에서 선보인 'LG롤러블' 제품 티저 영상 ⓒLG전자
    ▲ LG전자가 CES 2021에서 선보인 'LG롤러블' 제품 티저 영상 ⓒLG전자
    하지만 예상보다 MC사업부 향방에 대해 많은 질문이 쏟아지진 않았다. LG전자가 MC사업 개편안을 공식화 한 이후 방향성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투자자들도 일단은 내부적으로 상황을 정리할 시간을 주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몇 번의 질문을 통해 LG전자의 의중을 알고 싶어하는 시장 관계자들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론 기존보다 더 나아간 진행 상황은 공유되지 않았다.

    LG전자 관계자는 "현재 MC사업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단말 사업 향방에 대해 고민하고 있고 아직까지 확정된 사안은 전혀 없다"며 "무엇보다 고용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두고 결정되는 시점에 시장과 신속하게 공유할 것"이라고만 답했다.

    이날 LG전자가 내놓은 MC사업 향방에 대한 답변으로 보면 최종적으로 그 방향성이 언제쯤 결정될지도 현재로선 미지수라는 결론만 남았다. 이 같은 답변을 감안하면 LG전자가 내부적으로 MC사업에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결론은 내렸지만 이후 이 사업을 최소화 하는 방향으로 가져갈지, 혹은 부분적으로나 통으로 매각에 나설지 여부에 대해서는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이라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LG가 MC사업을 포기하게 됐을 경우 스마트홈이나 전장사업 분야에서의 모바일 사업과의 시너지를 잃게 될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도 이날 엿볼 수 있었다.

    한 질문자는 "MC사업 철수를 단행할 경우 사물인터넷(IoT)이나 로봇, 자율주행 등 미래사업에 차질이 빚어질 것에 대한 대응방안이 있는가"를 물었고 LG전자는 "모바일 핵심 기술에 대한 부분은 MC 내부에서 뿐만 아니라 CTO 산하 연구를 통해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밝히며 미래사업과 연계된 모바일 기술은 여전히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날 LG전자의 입장들을 종합하면 MC사업의 향방이 결정되는데는 예상보다 시일이 걸릴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더불어 LG전자가 MC사업 회생 방안을 두고 그동안 노력을 거듭해온만큼 최종적으로 이 사업을 어떻게 처리할지에도 상당 수준으로 심사숙고 하고 있다는 점을 가늠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MC사업을 완전히 접는 수준의 결정을 내리지 않을 가능성도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라며 "동시에 만약 매각을 추진하고 있더라도 매각 범위와 대상, 조건 등에 아직까지 복잡한 셈법을 갖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