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널 가격 상승세 이어 반도체 등 비용 부담 가중하반기 백신 보급 확산 '코로나 특수' 감소 가능성상반기 중 '누가 더 잘 파나' 승부수... 한 해 성과 좌우
  • ▲ 삼성전자  2021년 신제품 네오(Neo) QLED TV ⓒ삼성전자
    ▲ 삼성전자 2021년 신제품 네오(Neo) QLED TV ⓒ삼성전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 상반기에 TV사업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이미 1년 넘게 이어지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수요 증대 효과를 톡톡히 누려왔지만 올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백신 보급이 확산되면 시장 환경이 또 한번 변화할 가능성이 감지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말부터 일찌감치 올해 프리미엄TV 신제품을 선보인 삼성과 LG가 예년보다 더 빨리 성과를 내기 위해 고군분투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중심으로 올 상반기 글로벌 TV 시장에 판매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할 전망이다. 업계 전반에서 올해 TV 사업 명운은 상반기에 달려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올 상반기 TV업계 판매 경쟁이 불 붙게 되는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최근 TV 제조에 들어가는 주요 부품 가격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우선적으로 우려되는 부분은 TV에 탑재되는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집적회로(DDI)와 같은 반도체 품귀현상이다. 최근 코로나19로 각종 IT기기는 물론이고 차량용 반도체도 수요 증가와 공급 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데 TV에 들어가는 칩도 예외는 아니다. 코로나19 이후 억눌린 소비가 폭발하는 이른바 '펜트업' 수요로 제조사들이 미리 반도체 구매에 나서고 있지만 기존 반도체 생산 케파(Capacity)로는 이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TV 칩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다보니 이를 탑재하는 패널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백라이트 모듈이 사용되는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의 경우 코로나19 영향까지 겹쳐 지난해 12월까지 이미 5분기 연속 가격이 올랐고 올 상반기 내내 이 같은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에도 힘이 실리고 있어 문제다.

    이런 까닭에 TV업계에서는 한정적인 TV용 칩을 우선적으로 대형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사용하며 향후 수급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수의 시장조사업체에서도 이미 상승세를 탄 패널 가격이 지난해부터 TV용 반도체 공급 부족까지 더해지며 당분간 지속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소한 올 상반기까지는 이 같은 패널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 결국 TV 제조사 입장에선 제조 원가 상승으로 부담이 커졌다.
  • ▲ LG전자 2021년 신제품 'LG QNED TV' ⓒLG전자
    ▲ LG전자 2021년 신제품 'LG QNED TV' ⓒLG전자
    예년보다 높아진 원가 부담과 함께 올 하반기 이후에는 TV 수요와 시장환경이 어떤 식으로 변하게 될 지 알 수 없다는 불안감도 크다. 이미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로 지난해에는 TV업계도 펜트업 수요 효과를 톡톡히 누렸던 것이 사실이지만 올해는 이 같은 추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진다는 보장을 하기 어렵다는게 업계 전반의 시각이다.

    실제로 LG전자는 지난주 열렸던 2020년 4분기 실적발표에 이은 컨퍼런스콜에서 "올해도 전년 대비 TV 수요 자체는 증가할 것"이라면서도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보면 상반기에는 여전히 언택트 수요로 증가세가 크겠지만 하반기에는 백신 개발 등으로 야외활동이 가능해지는 등 이전보다 수요가 줄어들 여지가 있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코로나19 상황이 어느 정도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갈 수 있다는 전망은 TV업계 외에도 가전이나 IT 분야에서 공통적으로 예상하는 바다. 백신 공급 이후에도 당분간은 예전과 같이 완전한 일상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지난해만큼의 수요 증대 효과는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이유로 올 상반기 중 프리미엄 TV를 중심으로 판매 경쟁이 절정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미 삼성과 LG를 선두로 중국 TV 제조사들도 예년보다 앞선 시점에 신제품을 공개하고 벌써부터 본격적인 마케팅과 판매에 돌입할 만만의 준비를 갖춘 모습이다.

    삼성은 지난해 많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았던 'QLED' 신제품을 앞세워 판매량 1위 자리를 더 공고히 하는데 초점을 둘 방침이다. 신제품 네오 QLED는 차세대 TV 기술 중 하나인 미니LED를 적용한 제품으로 프리미엄 TV 시장을 이끌 대표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LG전자도 미니LED TV 새 브랜드인 'QNED'를 론칭하고 공격적인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백라이트가 없는 자발광TV '올레드'를 최상위 제품으로 QNED와 나노셀TV로 프리미엄 TV 라인업을 기존보다 촘촘하게 꾸려 올해는 TV사업에서 보다 공격적인 전략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TV사업의 명운이 상반기 판매량에 달려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