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 외식 시장 침체·부분육 인기·AI까지 수요에 공급 못따라 매장 품절 속출대체제 없어 난감… 순살·한마리 메뉴 판매 유도할 것
  • ▲ ⓒ교촌치킨
    ▲ ⓒ교촌치킨
    평소 교촌치킨을 즐겨먹던 A씨가 콤보(다리·날개)를 주문했지만 해당 매장으로부터 "재고가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A씨는 "배달가능한 인근의 다른 매장에 알아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같았다"고 말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AI)의 여파 등으로 치킨업계가 특정부위만 모아놓은 부분육 수급 불안정으로 판매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일부 브랜드의 경우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관련 상품이 주문이 몰리는 저녁이나 주말엔 품절되는 곳도 생기고 있다.

    교촌치킨은 아예 윙이나 콤보(날개·다리) 메뉴 주문이 어려울 수 있다며 공지했다. 교촌치킨 가맹점주 역시 "들어오는 물량이 너무 적어 거의 품절되는 상황"이라면서 "재고가 없어 팔지 못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쟁 업체 역시 마찬가지다. bhc 가맹점주도 "부분육의 경우 10개를 발주하면 반정도만 들어오고 있다"면서 "강제로 휴무를 해야되나 생각한다"고 전했다.

    업계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외식 시장 침체로 닭가슴살과 정육살의 소비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부분육의 인기는 점점 늘면서 수급 불안정이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닭가슴살이나 정육살은 닭갈비 등 시장으로 가는데 코로나19 여파로 외식업계 소비가 줄면서 부분육 해체 자체가 원활히 이뤄지않고 있다"면서 "여러 브랜드에서 부분육 제품을 쏟아내면서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AI까지 겹치면서 물량이 더욱 줄어든 상황이어서 수급부담 가중이 불가피하게 됐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가금농장(체험농원 포함)에서 총 82건의 고병원성 AI가 발생했고 가금류 살처분 규모는 2473만5000마리에 달한다. 이 가운데 육계 616만7000마리가 살처분됐다.

    업계는 AI 장기화에 따른 공급부족을 우려하고 있다. 산란계를 도축하면 병아리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육계 감소의 악순환 고리가 이어지면서 공급부족과 원가부담 가능성이 있다. 본사가 책정한 제품 가격은 그대로지만 닭고기 납품 가격이 오르면 점주와 본사의 수입은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가격도 오름세다. 한국육계협회 시세정보에 따르면 이날 9∼10호 닭고기(냉장·벌크·㎏당) 가격은 3308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다. 특히 닭다리·날개 등 부분육이 높은 인상률을 보였다.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날개는 1kg에 6735원으로 전년보다 44.6% 증가했다. 같은 기간 3984원이던 넓적다리는 현재 5726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급이 줄어들고 있는데 마땅한 대체제가 없는 상황이어서 각 업체들의 부분육 확보가 가열되고 있다"면서 "부분육 메뉴를 대신해 순살이나 한마리를 주문토록 유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물량확보를 위해 힘쓰고 있으나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이번 AI가 장기화가 될 경우를 대비해 현재 가맹점주들에게 최대한 피해가 없도록 힘쓰고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