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승 대표, 지난 2일 이사회 의장 선임 자산운용 전문가·탁월한 경영성과 인정받아 독립 체제 전환 후 경영 효율화 속도 낼 듯
  • KB자산운용이 이현승 대표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올해 이 대표의 단독경영 체제로 전환된 가운데 조재민 전 대표가 맡았던 이사회 의장직도 꿰차면서 경영 효율화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지난 2일 이사회를 열고 이현승 대표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임기는 오는 12월 31일까지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금융사지배구조법)은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 중에서 선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사회를 독립적으로 운용하며 경영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서다. 다만 예외로 사유를 공시하면 이사회는 사외이사가 아닌 자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할 수 있다. 이 경우 사외이사를 대표하는 자(선임사외이사)를 별도로 선임해야 한다. 

    이 대표의 이사회 의장 선임 배경은 오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뛰어난 식견과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산운용 전문가로서의 이사회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됐다. 지난 2018년부터 조재민 전 대표와 공동대표로 재직하면서 탁월한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것도 주효했다. 

    KB자산운용은 공시를 통해 "원활한 의사 추진과 효율적인 이사회 진행을 위해 자산운용업 고유 특성 및 사업영역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풍부한 식견을 갖춘 자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원칙으로 조 전 대표도 2017년 1월부터 작년 말까지 이사회 의장직을 겸임했다. 이후 조 전 대표가 회사를 떠나면서 이사회 의장 자리 역시 이 대표가 맡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선임사외이사는 작년 3월 선임된 이광준 전 한국은행 부총재보다. 임기는 차기 주총 시까지다. 이인호, 김석진 사외이사의 임기 만료일도 동일하며, 향후 주총에서 이들의 임기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공동 대표 체제에서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되면서 이사회 구성도 변화 조짐이 감지된다. 이전 교수 출신 사외이사 선호도가 뚜렷했던 것과 달리 운용업계 오랜 경력을 갖춘 인사를 영입한 것이다. 

    KB자산운용은 지난 1월 한동주 전 NH-아문디자산운용 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홍성태 전 사외이사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새로운 사외이사를 영입하게 됐다. 한동주 사외이사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운용전략실장, 흥국자산운용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올해 1인 대표 체제 돌입 후 공격적인 행보에 나선 이 대표는 이사회 의장직 겸임을 통해 경영에 속도를 더할 것으로 관측된다. 자본시장의 급격한 변화 등 경영 환경에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는 시각이다. 

    이 대표는 취임 직후 조직개편을 실시하고, 대표이사 직속으로 ESG&PI실을 신설했다. 자산운용에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ESG(환경, 사회책임, 지배구조) 부문을 체계적으로 관리 육성하고 고유자산 투자 시 자금 운용계획의 수립과 운용 등을 보다 전문적으로 수행하기 위함이다. 지난달 운용사 최초로 채권형 ESG 사모펀드를 출시하며 ESG 라인업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아울러 ETF&AI본부를 통해 ETF 전문 역량 제고에도 힘을 쏟고 있다. KB자산운용은 업계 최저보수 ETF 운용사를 선언하며 양강구도로 굳혀진 ETF 시장 판흔들기에 나섰다. ETF 특성상 동일 지수 추종 상품 간 성과 차이가 크지 않아 장기투자 시 저렴한 보수가 수익률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판단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