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세제개편안에 따라 주식 투자 가능한 중개형 ISA 출시 지난달 NH투자증권·삼성증권 이어 한국투자증권도 시장 선점 경쟁세제 혜택 확대·개인 투자자 기대 반영…증권사 자체 시스템도 유리
  • 증권업계가 국내 주식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중개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잇따라 선보이며 시장 선점 경쟁에 나섰다. 올해부터 ISA의 혜택이 확대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은행권에 비해 주식매매 관련 인프라를 갖춘 점도 고객 유치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이날부터 고객이 직접 주식과 금융상품을 거래하고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중개형 ISA를 출시했다. 지난달 25일에는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 가장 먼저 중개형 ISA 상품을 출시하며 투자자 모집을 시작했다. 

    2016년 3월 출시된 ISA는 예·적금과 펀드, ELS(주가연계증권) 등 다양한 금융 상품을 한 계좌에 모아 투자할 수 있어 '만능 통장'이라고 불린다. 이자와 배당, 양도소득세애 대해 비과세 혜택이 적용돼 '세테크(세금과 재테크의 합성어)'의 대표 상품으로 주목 받았지만 가입자 제한, 긴 의무보유기간 등의 영향으로 인기를 얻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 세제개편으로 기존 ISA 대비 가입률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만 19세 이상이면 소득이 없어도 누구나 가입이 가능하며, 의무가입기간은 5년에서 3년으로 줄었다. 특히 투자자가 직접 국내 주식을 골라 담을 수 있는 중개형 ISA 상품이 새롭게 추가되면서 절세 계좌로서의 활용도가 높아졌다는 시각이다. 기존 ISA는 고객의 지시를 받아 회사가 운용하는 신탁형과 전문 FP(금융자산관리사)가 포트폴리오로 운영하는 일임형 두 가지 유형만 있었다. 

    중개형 ISA에서 개별 종목을 거래하면 주가 상승 시 수익과 함께 세제혜택을 누릴 수 있다. 손익통산이 가능해 손실을 보면 다른 금융상품에서 얻은 이익에서 주식 손실을 뺀 부분에 대해서만 과세가 적용된다. 

    기존 주식계좌 대비 유리한 점이 많은 만큼 개인 투자자들의 유입세가 이어질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중개형 ISA가 저조했던 가입률을 높이고 전체적인 시장 활성화를 이끌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에 증권업계는 중개형 ISA 출시 이벤트를 통해 고객 유치전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3월 말까지 중개형 ISA에 가입하고 해당 계좌에서 10만원 이상 매수한 영업점 계좌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다이슨청소기·에어샤워 등을 증정한다. 영업점에서 중개형을 포함한 ISA에 10만원 이상 신규 가입 시 상품권을 증정하는 이벤트와 온라인·시중은행 가입 계좌인 뱅키스(BanKIS) 고객 대상으로도 별도 ISA 가입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올해 연말까지 중개형 ISA를 가입한 고객에게 해당 계좌에서 국내 상장주식을 거래할 경우 주식매매수수료를 면제한다. 오는 6월 30일까지 ISA 내 주식 또는 금융상품을 1000만원 이상 가입한 고객 중 추첨을 통해 140명에게 1000만원 한도로 연 14%(세전) 특판RP(91일물) 가입 혜택을 제공한다.

    앞서 삼성증권은 계좌개설 및 조건충족 고객 선착순 1000명에게 2만원 상당의 현금 리워드를 지급하는 사전 이벤트를 진행했다. 올해 말까지 자사에서 중개형 ISA 통장을 개설한 고객에게 온라인으로 국내 주식 거래 시 수수료 우대 혜택을 제공하는 서비스도 진행한다. 

    아울러 은행권에서도 ISA 고객 확보를 위한 이벤트를 내걸고 있지만, 주식 거래를 원하는 신규 ISA 가입자의 경우 증권사가 더 유리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주식 매매 시스템을 보유한 증권사와 달리 은행권은 새롭게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비용과 제도 측면에서의 문제가 상존하면서 기존 ISA 가입자가 증권사로 이탈할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