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매도 의견에 SK하이닉스 주가 급락금감원, 모건스탠리 보고서 공표 관련 의무 준수여부 점검국내 증권사 보고서 '매수' 일색… 외국계에 시장 의존도 커져
  • ▲ ⓒ뉴데일리 DB.
    ▲ ⓒ뉴데일리 DB.
    한국거래소에 이어 금융당국도 최근 모건스탠리가 SK하이닉스의 매도 리포트를 발간하기 전 SK하이닉스 수직을 대량 매도했다는 의혹을 살펴보기로 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모건스탠리가 SK하이닉스에 대한 매도 의견 보고서를 공개하기 전 SK하이닉스 주식 대량매도 주문이 체결된 것과 관련해서 위법 행위가 있었는지 들여다볼 계획이다. 

    ◇ ‘수상한 매도’ 모건스탠리, 자본시장법 내 의무 위반 점검

    앞서 모건스탠리는 지난 15일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26만원에서 12만원으로 낮춘 '반토막 보고서'를 내놓고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축소'로 변경했다. 

    매도 보고서가 나오기 이틀 전인 13일 모건스탠리 서울지점 창구에서 SK하이닉스 주식 101만1719주의 매도 주문이 체결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선행매매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우선 불공정거래 의혹과 관련해서는 거래소가 계좌 분석 작업에 들어간 만큼 분석 결과 이상 거래 혐의점이 있으면 금감원이 거래소의 자료를 받아 조사에 들어가게 된다.

    금감원은 이와 별도로 모건스탠리가 조사분석자료와 관련한 자본시장법 내 의무를 위반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점검할 예정이다.

    자본시장법은 리포트(조사분석자료)를 투자자에게 공표할 때 조사분석자료의 내용이 사실상 확정된 때부터 공표 후 24시간이 지나기 전까지 리포트 대상이 된 금융투자상품을 자기의 계산으로 매매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16일부터 18일까지 추석 연휴로 국내 증시가 휴장한 가운데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 주가는 6.14% 급락했고 20일 2.81% 반등했다.

    ◇ "매도의견 눈치 안봐"… 커지는 외국계 보고서 의존도

    업계에서는 단일 창구에서 하루에 대규모 대량 매도가 이뤄진 것은 흔치 않은 일이지만, 단순히 모건스탠리 창구에서 주문이 이뤄졌다는 것만으로 부정 매매를 단정할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계 증권사들은 특히 조사분석자료와 관련해 24시간 룰을 지키는 문제가 굉장히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규정을 어기면서까지 위법 행위를 했을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외국계 증권사가 국내 증권사와 달리 '매도' 보고서를 과감하게 쓰는 문화 차이에서 벌어진 일일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수급에 쉽게 휘청이는 국내 증시의 허약한 체질과 맞물려 매수 의견 일색인 국내 증권사들의 리포트 관행이 외국계 매도 리포트에 대한 시장 의존도가 더 커졌다는 의견도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1월 1일∼9월 20일) 국내 증권사 종목 보고서 1만3076건 중 '매도' 의견은 단 3건(0.02%)에 불과했다.

    '매수' 의견이 1만2149건(92.91%)으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보유'(Hold) 의견은 909건(6.95%)으로 집계됐다.

    국내 증권사 보고서가 사실상 "사라"고만 권유하다 보니 과감하게 매도 의견을 제시하는 외국계 보고서에 대한 시장 신뢰도가 높아졌다는 평가다.

    외국계 증권사의 경우 대체로 10% 넘는 매도 의견을 제시했다.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서비스에 따르면 모건스탠리 서울지점은 올해 제시한 투자 의견 중 매도가 15.2%였다. 매수와 보유 의견은 각각 38.6%, 46.2%였다.

    이외에도 외국계의 매도 의견 비중은 골드만삭스 서울지점이 16.8%, 메릴린치 서울지점 22.8%, ,JP모건 서울지점 12.7%, 노무라금융투자 14.3% 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