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 몸값 최대 5조원 추정, 유통그룹 인수 가능성은 롯데쇼핑 지난해 대규모 영업손실, 3조 넘는 현금에도 부담신세계그룹, 화성테마파크 등에 5조원 투자 예정… 재원 부담 커
  • “국내 유통업계에서 5조원을 동원해서 인수할 수 있는 곳이 있을까요?”

    최근 이베이코리아의 유력한 인수후보로 꼽히는 한 기업 관계자의 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수익성에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거액의 자산을 인수합병(M&A)에 투자할 여력이 거의 없다는 이야기다. 

    실제 G마켓, 옥션, G9 등의 오픈마켓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의 매각은 유통업계의 뜨거운 관심사이면서 동시에 누가 인수하던 막대한 부채의 부담을 짊어질 수밖에 없는 ‘독이 든 성배’가 되리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에 대한 예측은 다양하다. 3조원대로 평가되는가 하면 쿠팡의 기업가치가 50조원로 평가되는 점에 미뤄 적어도 5조원 이상이 되리라라는 시각도 있다.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 등 유통그룹에서 e커머스 분야에 적극적 투자를 하고 나섰다는 점도 이베이코리아의 인수전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점쳐지는 이유다. 특히 롯데그룹의 통합온라인몰 롯데온과 신세계그룹의 온라인몰 SSG닷컴은 규모면에서 G마켓, 옥션을 크게 하회하고 있어 사업적으로는 시너지가 큰 매물임이 분명하다. 

    실제 롯데쇼핑, 이마트 등은 투자설명서(IM)를 수령해 간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자금 조달이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 신세계그룹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계열사까지 총 동원해서 현금을 끌어와야 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상당한 재무적 부담이 불가피하고 향후 미래사업에 대한 투자여력도 희생이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그나마 롯데쇼핑은 지난해 롯데리츠에 롯데백화점 점포 및 아울렛 등을 매각하면서 약 7300여억원을 확보했지만 여유롭지는 않다. 지난해 롯데쇼핑의 순손실은 6709억원 규모다. 영업이익 3461억원을 모두 까먹는 1조원 가까이 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리스자산(사용권 자산)의 손상, 영업권 손상이 반영된 것이 주효했다.

    롯데쇼핑의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롯데쇼핑의 현금성 자산은 3조8770억원에 달하지만 부채총계는 21조74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195.8%. 롯데쇼핑 입장에서는 유통업계의 수익성이 급락하는 상황에서 5조원의 현금을 동원하기 쉽지 않다는 평가다. 

    신세계그룹 역시 상황은 여의치 않다. 이마트의 현금성 자산은 1조1133억원, 신세계의 현금성 자산은 2105억원 규모다. 이마트의 부채비율은 112.8%, 신세계의 부채비율은 107.4%에 불과하지만 화성국제테마파크 등 대규모 시설에 대한 5조원 가까운 투자가 예정돼 있는 만큼 현금 마련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다.

    이마트는 지난해 마곡부지 매각 등으로 현금을 마련했지만 동시에 조선호텔앤리조트, 신세계프라퍼티 등에 5000억원대 대규모 투자도 이뤄졌다. 

    유력한 인수 후보로 비교적 자금력이 풍부한 카카오나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등이 거론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불확실성은 적지 않다. MBK파트너스의 경우 이미 홈플러스라는 국내 2위 대형마트를 보유 중이다. 카카오는 보유 중인 현금은 물론 자사주까지 모두 매각해야하는 부담도 있다.

    무엇보다 이베이코리아의 시장점유율이 쿠팡, 네이버 등에 밀리면서 하락 중이라는 점도 관전포인트다. 기존의 오픈마켓 사업 이상의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누가 인수하더라도 ‘독이 든 성배’에 대한 부담은 지속될 것”이라며 “그럼에도 e커머스 시장의 최대 변수가 된 만큼 인수 의향과 상관없이 인수전에 참가, 견제하는 고도의 신경전일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