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부품 매출 증가에 영업손실도 전년比 개선車모듈 등 신제품 지속 출시, 경쟁력 강화성장성·안정성 긍정적… 車반도체 부족 불안 요소도
  • ▲ 차량용 WiFi6E 통신 모듈. ⓒLG이노텍
    ▲ 차량용 WiFi6E 통신 모듈. ⓒLG이노텍
    LG이노텍의 '아픈 손가락' 전장사업이 지난해도 적자를 이어갔지만,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데다 수익성 중심의 전략을 펼치고 있어 올해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10일 LG이노텍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폴란드와 멕시코 법인의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각각 138억원, 20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적자 폭이 크게 늘었다. 이 법인들은 전장부품을 영위하는 해외법인이다.

    대표 해외법인의 적자는 늘었지만, 전장부품부문의 총 영업적자는 389억원으로, 전년 519억원 대비 줄었다. 적자 규모가 줄었음에도 매출은 같은 기간 4.9% 증가한 1조1873억원을 기록하며 외형 성장을 이뤘다.

    LG이노텍은 BLDC 모터와 정밀구동 메커니즘에 대한 고출력·소형화 설계역량을 바탕으로 제동·조향용 모터에서 글로벌 경쟁우위 역량을 확보하고 있으며, 파워트레인용 모터 등 타 제품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 전개해 나가고 있다.

    실제 LG이노텍의 지난해 차량모터 시장점유율은 11.2%로, 매년 1%씩 성장하고 있다.

    또 기기와 전자장치의 복합 모듈화를 통해 고부가가치 제품을 확대 중이다. 보유 제품·기술을 레버리지할 수 있는 차량용 카메라 모듈, 통신 모듈 및 차량용 조명 모듈을 신사업으로 중점 육성함과 동시에 전기차용 부품과 같은 신제품 분야의 사업 확대도 적극 추진하면서 차량 사업 경쟁력을 지속 강화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최근 차량용 디지털 키 모듈 개발에 성공하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디지털 키 모듈은 차량에 탑재해 자동차와 스마트폰 간 무선 데이터 송수신을 가능하게 하는 통신 부품이다. LG이노텍은 오는 2022년 양산을 목표로 국내를 비롯해 미국, 일본, 유럽 등 글로벌 완성차 및 차량 부품사를 대상으로 프로모션 활동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키 적용 차량은 지난해 630만대에서 오는 2025년 2890만대로, 360%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LG이노텍은 세계 최초로 차세대 와이파이 기술을 적용한 \차량용 와이파이6E 모듈을 개발했다. 이 제품은 운행정보, 멀티미디어 콘텐츠 등을 제어하는 인포테인먼트(IVI) 시스템과 내부 스마트 기기 및 외부 공유기를 연결하는 근거리 무선 통신부품이다.

    LG이노텍은 지난 2005년부터 차량 통신 분야에서 쌓아온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통신간섭을 최소화한 RF 구조 및 안테나를 설계해 데이터 송수신 성능을 한층 높였다.

    이처럼 LG이노텍이 전장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면서 시장에서는 올해 전장 부문의 흑자전환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LG전자가 MC 사업 중단 추진 및 전장부품 강화 과정에서 LG이노텍의 전장부품의 수주 증가, 경쟁력 확대가 예상된다"며 "전장부품의 재평가는 올 1분기 영업이익의 흑자전환에서 시작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김준환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LG이노텍의 전장 사업부는 고부가 부품 수주 확대로 연간 흑자 전환이 가능할 전망"이라며 "LG그룹 전장 사업부 경쟁력 강화는 곧 LG이노텍에도 수혜"라고 강조했다.

    주민우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LG이노텍의 올해 전장부품 흑자전환도 성장성과 실적 안정성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최근 부각되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으로 완성차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점은 불안요소다.

    앞서 제너럴모터스(GM)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북미 지역 3개 조립 공장에 대한 감산 조치를 최소 이달 중순까지 연장한다고 밝힌 바 있다. GM 외에 도요타, 폴크스바겐, 스텔란티스, 포드, 르노, 스바루, 닛산, 혼다, 마즈다 등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생산 차질을 겪고 있다. 테슬라도 최근 2주간 보급형 세단인 모델3의 생산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정보업체 IHS마킷은 자동차 반도체 공급망 차질로 인해 올 1분기 자동차 생산이 100만대가량 미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LG이노텍의 전장사업 수익성 강화 전략이 성과를 보이면서 올해 흑자전환을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면서도 "다만 차량용 반도체의 공급부족 현상 때문에 차량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점은 불안요소로 꼽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