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입금 1.3조-부채비율 523% 등 건전성 '열위'작년 영업익 78% 급감, 이자비용 감당까지 우려타이어보강재 및 탄소섬유 실적 개선 기대감은 긍정적아리미드 증설에 기저효과까지… 영업익, 전년比 6배 급증 전망
  • ▲ 전북 전주시 소재 효성첨단소재 탄소섬유 공장. ⓒ효성
    ▲ 전북 전주시 소재 효성첨단소재 탄소섬유 공장. ⓒ효성
    효성첨단소재의 과중한 채무 부담이 지난해에도 크게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지난해 영업실적이 악화하면서 이자비용 부담까지 고민해야 할 처지가 됐다.

    다만 기존 타이어코드 시장에서의 탄탄한 경쟁력과 탄소섬유, 아라미드 등 슈퍼섬유의 성장 가능성을 고려하면 중장기 재무구조 개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

    15일 사업보고서 분석 결과 효성첨단소재의 지난해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523%, 차입금의존도는 359%로 열위한 재무건전성을 나타냈다.

    차입금(1조3698억원)과 부채(1조9954억원)가 전년대비 17.9%, 6.12% 줄어들지만, 자본(3811억원) 확충 실패(-5.99%)로 여전히 과중한 채무 부담을 안고 있다.

    단기차입금 비중(72.5%)이 2년 연속 상승하고, 유동비율(53.4%)도 2년째 하락하면서 유동성 리스크도 확대됐다. 두 지수 모두 2018년 6월 인적분할로 신설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게다가 지난해 실적 부진에 따른 영업이익(342억원) 급감(-78.3%)으로 이자보상배율(0.72배)이 1배 미만으로 떨어졌다. 이자보상배율이 1배를 밑돈다는 것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로, 통상 3년 연속 1배 미만에 머무르면 '한계기업'으로 분류된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생산 차질과 수요 위축으로 상반기 실적 저하 폭이 컸고, 하반기 점진적인 타이어 수요 회복과 가동률 개선에도 상반기 부진을 만회하지는 못했다.

    또한 타이어코드 과잉공급 및 가격경쟁, 에어백 원단을 생산하는 종속회사 GTS법인의 낮은 채산성 등도 수익성 제약 요인으로 작용했다.

    재무구조의 경우 분할 당시 옛 효성이 발행한 총 4300억원의 회사채가 이관됐고, 분할 이후에는 베트남 광남법인 신축, 국내 탄소섬유 및 아라미드 생산라인 증설 등으로 투자가 증가하면서 과중한 채무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옛 효성으로부터 이관된 회사채 잔액은 2월 기준 3000억원대다.

    최중기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은 "중단기적으로 연간 500억원 내외의 금융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보이고, 타이어코드 수요 증가에 따른 생산설비 확충 등으로 연 평균 1500억원 안팎의 설비투자 부담이 발생할 것"이라며 "여기에 매출액 회복에 따라 운전자금 부담 증가가 나타날 수도 있는 만큼 중단기적으로 재무안정성 개선 여력은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 ▲ 효성의 연구원이 자사의 탄소섬유'탄섬(TANSOME)'을 검사하고 있다. ⓒ효성
    ▲ 효성의 연구원이 자사의 탄소섬유'탄섬(TANSOME)'을 검사하고 있다. ⓒ효성
    다만 지난해 3분기에 전분기대비 흑자전환을 시작으로 분기 실적이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영업활동현금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돼 재무 부담을 점진적으로 덜어낼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실적 전망치 분석 결과 올해 1분기 영업이익도 지난해 4분기 366억원에 비해 29.4% 개선(474억원)될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기준으로는 2044억원을 기록, 지난해 342억원의 6배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다.

    주력 사업 부문인 타이어보강재의 실적과 가동률 개선이 예상되고, 탄소섬유·아라미드 등 특수섬유도 견고한 수익성을 지속하고 있으며 베트남 스판덱스 스프레드 상승까지 전망되기 때문이다.

    타이어보강재는 중국 춘절 등에 따른 일부 물량 감소 효과에도 전방 자동차, 타이어업체들의 판매량 증가 및 주요 수요처인 유럽, 미국 자동차 시장의 회복으로 판매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여기에 효성첨단소재의 국내외 섬유 타이어보강재 플랜트들의 가동률 개선이 예상되고, 국내에서 베트남으로 이설한 스틸코드 부문의 구조조정 효과로 이익률 상승까지 기대되는 상황이다.

    효성첨단소재는 글로벌 PET 타이어코드 시장에서 20년 넘게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지난해 3분기 기준 글로벌 점유율 51%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타이어 회사 및 브릿지스톤, 미쉐린, 굿이어 등 글로벌 메이저 타이어 회사들로부터 중국의 중소 타이어 회사들까지 다수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성장 동력인 탄소섬유와 아라미드 등 특수섬유 부문도 양호한 실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탄소섬유 부문은 2공장 증설로 인한 물량 증가, 제품 믹스 개선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흑자전환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현대자동차 '넥쏘'로의 적용이 예상된다.

    수소자동차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 유럽 등 수소 운송에 대한 투자 확대로 튜브 트레일러(고압저장용기) 수요 급증 등 수소 경제 대부분 제품군에 적용되는 만큼 이에 대한 확장성도 기대된다. 효성첨단소재는 향후 수소차, 풍력, 항공용 등으로 제품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글로벌 경쟁사보다 기술이나 규모가 열위한 상황이지만, 프리커서 통합 및 기술개발로 CNG탱크 등 일부 응용제품에서 세계 1위 시장점유율을 확보했다"며 "중장기적으로 2028년까지 목표치인 연산 2만4000t의 생산능력 확보시 탄소섬유에서만 매출액 5000억원 이상, 영업이익 800억~1000억원 창출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아라미드 역시 외형 및 이익 증가가 기대된다. 효성첨단소재는 4월 아라미드 증설 설비의 기계적 완공(MC)을 하고, 7월부터 증설 효과가 본격 반영될 전망이다. 생산능력은 3750t이지만, 실제 생산량은 디보틀넥킹(Debottlenecking, 공정 개선)으로 추가 개선 가능성이 크다.

    또 다른 관계자는 "5G 광케이블용 수요 급증으로 수급이 타이트한 가운데 증설 효과로 올해 실적도 추가적인 개선이 예상된다"며 "하반기부터 가동되는 만큼 매출액 1000억원에 영업이익 150억원 정도로 기대되지만, 공정 개선이 잘 되면 연간 2000억원 매출도 가능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밖에 스판덱스도 수급 타이트 현상 발생하면서 단일 생산능력 기준 세계 7위 수준인 베트남 스판덱스 플랜트의 실적 호조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동욱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전방산업 실적 개선으로 상반기는 실적 기저 효과가 뚜렷할 전망"이라며 "주력 제품에 대한 높은 시장 지배력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탄소섬유, 아라미드 등 특수섬유 실적이 개선세에 있는 만큼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판단했다.

    한편, 최근 효성첨단소재는 분할 후 두 번째로 실시한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사상 최대인 3110억원의 자금을 모으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데 따른 실적 반등 기대감과 신소재 사업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기관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는 평이다.

    당초 700억원을 발행할 예정이었으나, 네 배가 넘는 자금이 몰리면서 980억원으로 증액 발행했다. 조달된 자금은 전액 채무상환에 쓰일 예정으로, 재무건전성 제고에 소폭 기여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