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값 대비 낮은 시너지 평가네이버 거치는 거래액 산정 방식도 발목자체 플랫폼 활용 쇼핑사업 자신감에 우선순위 밀린 듯
  • 카카오가 이베이코리아 인수 예비입찰에서 돌연 발을 뺐다. 유력한 인수 후보로 평가됐던 카카오의 불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 인수 예비입찰에는 롯데그룹, 신세계그룹, SK텔레콤, MBK 파트너스 등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불참한 표면적인 이유는 매각가에 비해 낮은 사업 시너지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는 현재 롯데그룹, 신셰계그룹, SK텔레콤 등이 뛰어든 상황이며, 최대 매각가는 5조원으로 점쳐지고 있다.

    카카오는 현재 약 3조원의 현금과 자사주 1조원 규모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인수전에 충분히 뛰어들 수 있는 자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매각가에 비해 예상되는 시너지가 낮아 불참을 선언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카카오의 주요 커머스 사업은 선물하기, 톡스토어, 톡딜 등으로 이용자 간 관계에 초점을 두고 있다. 반면 이베이코리아는 오픈마켓이 중심이기 때문에 카카오가 인수를 하더라도 판매자가 늘어나는 것 외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오픈마켓과 협업이 실패한 사례도 있다. 카카오는 지난 2019년 SK텔레콤과 3000억원 규모의 지분 교환을 하고, 지난해 6월 11번가를 카카오톡의 더보기 탭에서 시범 운영을 진행한 바 있다. 하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면서 서비스가 종료됐다.

    일각에서는 카카오와 SK텔레콤이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점을 주목한다. 이베이코리아 인수 시너지가 확실하지 않은 카카오가 양보하는 모습을 취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 카카오가 자체 플랫폼을 활용한 커머스 사업에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도 무리한 투자에 나서지 않은 요인으로 파악된다. 카카오커머스의 지난해 거래액은 총 64% 성장했다. 선물하기와 메이커스가 각각 52%, 60% 성장했으며, 신규 서비스인 톡스토어가 292% 성장하며 높은 성장률을 달성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선물하기의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는 2173만명, 톡스토어는 1300만명, 메이커스 600만명으로 국내 1등 메신저 카카오톡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최근에는 신규 탭으로 카카오쇼핑을 도입했으며, 선물하기에 명품 라인업을 추가하는 등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네이버를 거치는 거래액 산정 방식도 인수전 불참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온라인 쇼핑을 하는 소비자들의 경우 대부분 네이버 가격비교를 거쳐 오픈마켓으로 유입된다. 이 과정에서 네이버에 수수료를 지급하기 때문에 카카오의 입장에서 경쟁 업체의 매출을 올려주는 모양새가 된다.

    e커머스 사업의 우선순위가 다른 사업에 밀렸을 가능성도 있다. 카카오는 올해 들어 카카오M과 카카오페이지를 합병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출범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카카오모빌리티를 통해 현대캐피탈의 렌터카 중개 서비스 '딜카' 인수, 차량 관리 플랫폼 서비스를 위한 '불스원'과 업무협약(MOU) 체결, 반려동물 택시 국내 1위 브랜드 '펫미업' 인수 등 적극적으로 모빌리티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의 금융 서비스업, 모빌리티, 엔터 사업 등에 대한 투자 유치 속도나 금액으로 봤을 때 커머스 사업에 비해 우선순위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며 "5조원의 매각가를 감당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지만, 금액 투입 시 타 비즈니스 투자가 위축되는 등의 요인으로 인해 우선순위가 밀려난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