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제동향' 발간… 수출 호조 vs 고용 부진발목 잡던 소비 기지개… 2월 카드액 석달만에 반등백화점 매출액 39.5%↑… 2005년 이후 최대폭 증가
  • ▲ 백화점과 식당가 찾은 시민들.ⓒ연합뉴스
    ▲ 백화점과 식당가 찾은 시민들.ⓒ연합뉴스
    정부가 우리 경제를 진단하며 8개월째 사용하던 '불확실성 지속'이란 표현을 거둬들여 주목된다. 수출이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가운데 내수 부진과 고용 감소를 지적했지만, 중국발 코로나19(우한 폐렴) 3차 유행으로 다시 움츠러들었던 소비 지표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기획재정부는 19일 내놓은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3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내수 부진이 지속하는 상황"이라며 "수출과 투자 등의 개선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고용 감소 폭이 축소됐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6월 "실물경제 하방 위험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경기 반등의 여지를 뒀다가 수출·생산의 내림세가 나타난 7월부터 8개월 연속으로 언급했던 '실물경제 불확실성'이란 표현을 9개월 만에 뺐다. 기재부는 앞선 그린북 2월호에서 세계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와 주요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 추진 등으로 경제회복 기대가 확산하고 있다고 긍정 평가했었다. 지난해 7월과 달리 두달 연속으로 경기 개선에 대한 정부의 기대감이 읽히는 대목이다.

    전날 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기구(AMRO)는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3.2%로 전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망치(3.3%)보다는 낮고 국제통화기금(IMF) 전망치(3.1%)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올 들어 국제기구들이 잇달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대로 내놓는 가운데 경기 반등의 모멘텀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재부는 "대외적으로는 코로나19 백신과 주요국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 등으로 세계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가 증가했다"면서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일부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국내 금융시장에 대해선 "주요국 장기금리 상승세 등의 영향으로 주가가 높은 변동성을 보인 가운데 환율이 상승했다"며 "국고채 금리는 글로벌 금리 상승과 국고채 수급 부담에 대한 우려 등으로 중장기물 중심으로 올랐다"고 평가했다.
  • ▲ 채용게시대.ⓒ연합뉴스
    ▲ 채용게시대.ⓒ연합뉴스
    전달까지 경제회복의 발목을 잡는 모습이었던 소비도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다. 지난달 국내 카드 승인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8.6% 늘었다. 지난해 12월(-3.9%)과 올 1월(-2.0%) 두달 연속으로 감소한 뒤 석달 만에 반등했다.

    백화점 매출액도 39.5% 급증했다. 기재부가 그린북을 발간하며 모니터링을 시작한 2005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해 12월(-14.1%)과 올 1월(-6.7%) 감소 폭이 둔화하더니 플러스(+)로 전환했다. 지난달 할인점 판매액도 1년 전보다 24.2% 늘었다. 2015년 2월(34.8%)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기저효과에다 설 연휴가 끼어있었던 것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집콕' 생활 여파로 온라인 매출액도 9.5% 증가했다. 다만 증가 폭은 1월(18.1%)보다 줄었다.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은 28.4% 늘었다. 1월(20.9%)에 이어 증가세를 이어갔다. 소비자심리지수(CSI)도 97.4로 1월(95.4)보다 올랐다. 한국을 찾은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는 1년 전보다 89.4% 감소했다.

    2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보다 1.1% 상승했다. 지난해 2월(1.1%) 이후 1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작황 부진 등의 이유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탓이다.

    한국경제를 떠받치는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수출은 지난달에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반도체·디스플레이·가전 등을 중심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 증가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하루평균 수출액도 23억 달러로 1년 전보다 26.4% 증가했다.

    다만 고용지표는 어두웠다. 2월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47만3000명 감소했다. 지난해 3월 이후 12개월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 감소 폭은 100만명에 근접했던 1월보다는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하지만 실업자가 135만명, 고용 충격이 장기화하면 대거 감원 대상이 될 수 있어 잠재적 실업자로 분류되는 '일시 휴직자'가 69만8000명으로 집계되는 등 고용쇼크가 이어지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