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70% 찬성에 중단됐던 신규 원전 건설 정상화울산·영덕·기장·경주 등 지자체 유치전 본격화미국·베트남·유럽 시장에 'K-원전' 진출 기대감원전 관련주 동반 강세 … 업계 "전폭적 지원해야"
  • ▲ 울산 울주군에 건설중인 새울3,4호기(오른쪽 3호기). (한국수력원자력) ⓒ전성무 기자
    ▲ 울산 울주군에 건설중인 새울3,4호기(오른쪽 3호기). (한국수력원자력) ⓒ전성무 기자
    신규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 부정적이었던 이재명 정부가 '친원전'으로 입장을 선회하면서 'K-원전' 세일즈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 원전 업계는 탈원전 회귀 우려가 해소되자 미국, 베트남, 유럽 등으로 원전 수출을 위한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14일 원전 업계에 따르면, 한국은 지금까지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2024년 체코 두코바니 원전 등 2개 국가에 한국형 원전을 수출했다.

    국내 원전 산업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고사 직전까지 갔었다. 이후 윤석열 정부에서 탈원전을 폐기하고 '원전 르네상스'를 선언하면서 화려한 재도약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자 신규 대형 원전 2기와 SMR(소형모듈원전) 1기 건설 계획이 중단됐다. 신규 원전 건설은 지난해 2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이미 확정된 것이지만,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이 문제를 국민 여론조사에 부치면서 보류된 것이다.

    여론조사 결과 신규 원전 건설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7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오자 정부는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확정했다.

    김 장관은 지난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신년 기자 간담회를 열고 "11차 전기본의 원전 2개에 대한 부분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탈원전 공포에 떨었던 국내 원전 업계와 시장은 '제2의 원전 르네상스' 기대감에 부풀어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중단된 신규 원전 부지 선정 공모 절차를 재개했다. 공모 대상은 대형 원전 2기(2.8GW) 및 SMR 1기(0.7GW) 건설 후보 부지다. 11차 전기본에 따라 대형 원전은 2037~2038년 준공을 목표로 한다.

    지자체들은 원전 유치 경쟁전에 뛰어들었다. 대형 원전은 울산 울주와 경북 영덕이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SMR은 부산 기장과 경북 경주시가 유치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형 원전 수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총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한 우리 정부는 최근 미국 측에 한국형 원전 모델인 APR1400 건설을 제안했다. 업계에서는 한국형 원전이 미국에 진출할 경우 미 원전 기업 웨스팅하우스(WEC)와의 지식재산권 협정으로 손발이 묶인 국내 원전 산업도 슈퍼사이클에 진입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AI 산업 급성장으로 전력 수급계획에 비상이 걸리자 '원전 르네상스'를 선언하고 2030년까지 신규 대형 원자로 10기를 건설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2050년까지 현재 100GW 수준인 원전 용량을 4배인 400GW까지 늘리겠다는 것이다.

    한국은 단순 건설이나 부품·자재 조달 등 보조적인 역할이 아닌 미국의 원전 르네상스 계획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 국내 원전 산업 파이를 키운다는 방침이다.

    베트남 정부도 중부 닌투언 지역에 원전 총 4기를 짓는 닌투언 1·2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수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닌투언 1호기 사업은 러시아가 주도하고 있지만, 베트남 정부는 2호기의 파트너로 한국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닌투언 2호기 수주 규모는 약 12조7000억원이 규모로 추정된다.

    체코 두코바니 원전 수주를 계기로 유럽 시장 공략도 본격화되고 있다. 한수원은 지난 10일 한수원 본사에서 체코의 케이블 전문기업인 CICM과 루마니아 삼중수소제거설비 건설사업 케이블 기자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이 루마니아와 체코를 잇는 '삼각 협력'의 가교 역할을 맡은 것이다.

    한수원은 루마니아 원전 EPC 사업에서 설계, 기자재 조달, 시공 전반을 총괄하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계약을 통해 전원, 통신, 제어, 소방 등 케이블 기자재를 확보하게 됐다.

    박인식 한수원 수출사업본부장은 "앞으로도 유럽 원전 시장에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통해 원전 수출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한국형 원전 수출 기대감이 커지면서 국내 대표적인 원전 관련주들은 일제히 상승 랠리를 펼치고 있다.

    한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원전 문제가 정치에 오염되면서 정권이 바뀔때마다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며 "이재명 정부가 친원전 노선을 선택한 만큼, 한국 원전이 세계 최고 기술력을 입증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