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소비자물가 1.5%↑… 1년2개월만에 최고 상승률농축수산물 13.7%↑…파 306%↑, 27년 만에 최고 기록국제유가 상승에 공업제품 물가 1년 만에 반등
  • ▲ 마트 식재료 코너.ⓒ연합뉴스
    ▲ 마트 식재료 코너.ⓒ연합뉴스
    지난달 작황 부진 등의 이유로 파가 1994년 4월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밥상물가를 대변하는 농·축·수산물 가격이 두자릿수 상승세를 이어갔다. 덕분에 소비자물가(1.5%)는 14개월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국제유가 등 원자재값도 오름세를 보이면서 공업제품도 1년만에 반등했다. 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 여파로 전세는 11개월, 월세는 10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2일 통계청이 내놓은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7.16(2015년=100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5% 올랐다. 두달 연속 1%대 상승을 보였다. 지난해 1월(1.5%)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7월 전 국민에게 나눠준 긴급재난지원금이 제한적으로나마 영향을 미치면서 상승세를 타고 9월 여섯달 만에 1%대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이후 넉달 연속 0%대 상승에 그쳤다.

    품목성질별로 살펴보면 상품은 2.5%, 서비스는 0.7% 각각 상승했다. 상품 중 농·축·수산물(13.7%)과 공업제품(0.7%)은 오르고 전기·수도·가스(-5.0%)는 내렸다.

    지난달에도 물가 상승을 이끈 것은 농·축·수산물로, 두 자릿수 상승세를 이어갔다. 긴 장마와 태풍 등 기상 여건 악화로 작황이 좋지 않은 파(305.8%)는 1994년 4월(821.4%)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사과(55.3%), 달걀(39.6%), 고춧가루(34.4%), 국산쇠고기(11.5%) 등도 상승 폭이 컸다.

    농산물은 1년 전보다 19.2% 뛰었다. 축산물(18.8%)은 달걀이 상승을 견인했다.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탓이다. 반면 양배추(-22.2%), 무(-12.6%), 당근(-12.3%), 호박(-6.9%) 등은 가격이 내렸다.

    공업제품은 석유류의 가격 반등이 눈에 띈다. 지난해 3월(1.3%)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를 나타냈다. 그동안 가격 하락을 이끌었던 휘발유(1.8%), 경유(0.7%) 등이 최근 국제유가 상승 추세에 따라 반등했다. 빵(6.0%), 구두(7.1%), 기능성화장품(5.3%), 수입승용차(3.6%) 등도 1년 전보다 상승했다.

    반면 교과서(-100.0%), 여자학생복(-60.1%), 남자학생복(-58.8%), 비데(-24.4%), 소파(-17.2%) 등은 가격이 내렸다.

    전기·수도·가스는 도시가스(-10.3%), 지역난방비(-2.6%), 전기료(-2.1%)가 내렸다.

    서비스 부문에선 공공서비스(-2.0%)는 내리고 개인서비스(1.8%)는 올랐다. 공공서비스는 국제항공료(12.2%), 외래진료비(1.8%)는 오르고 고등학교납입금(-100.0%)과 휴대전화료(-1.2%)가 내렸다.

    개인서비스는 보험서비스료(8.1%)와 공동주택관리비(5.7%), 구내식당식사비(3.9%), 생선회(외식·(5.8%)가 올랐다. 반면 학교급식비(-100.0%)와 해외단체여행비(-5.3%), 피자(-2.9%), 애완동물 관리비(-6.0%)가 내렸다. 서비스 물가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외식 물가는 1.5% 상승에 그쳤지만, 전월보다 0.2% 오르며 상승 폭을 키웠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9월(1.4%)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집세(1.0%)는 또 뛰었다. 전세(1.4%)와 월세(0.6%) 모두 상승했다. 월세는 2014년 11월(0.6%) 이후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다. 정부가 밀어붙인 임대차 3법 시행과 맞물려 전세는 지난해 5월 이후 11개월 연속, 월세는 10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 ▲ 3월 소비자물가 동향 발표.ⓒ연합뉴스
    ▲ 3월 소비자물가 동향 발표.ⓒ연합뉴스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인 충격에 따른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려고 작성한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106.86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상승했다. 지난해 11월(1.0%) 급등 이후 넉달 만에 1%대 상승을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106.41로, 지난해보다 0.6% 올랐다. 지난해 11월(0.6%) 이후 넉달 만에 반등했다.

    체감물가를 파악하려고 지출 비중이 크고 자주 사는 141개 품목을 토대로 작성한 생활물가지수는 107.95로, 1년 전보다 1.5% 상승했다. 식품(5.0%)은 오른 반면 식품 이외(-0.5%)는 내렸다. 전·월세 포함 생활물가지수는 1.5% 상승했다.

    신선식품지수는 1년 전보다 16.5% 오르며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생선·해산물 등 신선어개(2.1%)와 신선채소(18.9%), 신선과실(24.0%) 모두 올랐다. 다만 전달과 비교하면 신선어개(-0.4%), 신선채소(-2.6%), 신선과실(-2.6%) 모두 상승세가 꺾였다.

    지역별 등락률을 보면 제주(2.1%), 전남(2.0%), 충남·충북(1.9%), 대전·전북(1.8%), 부산·인천·강원·경남(1.7%), 광주·경기(1.6%), 대구·울산(1.5%), 경북(1.3%), 서울(1.1%) 등 모든 지역이 상승했다.

    통계청은 국제유가 상승, 소비심리 개선과 경기 회복 지연 등 물가 상·하방 요인이 상존한다고 평가했다. 일부에서 우려하는 인플레이션 가능성과 관련해선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도 있어 앞으로 높아질 수 있지만, 크게 확대될 거라 말할 상황은 아니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