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본부장 신설해 김석진 전무 선임…금감원 수석조사역 출신과거 한국투자증권 8년 상임감사 후 지주 윤리경영지원실장 신설해 내부 영입 이력"전문성 높게 평가"…금소법 시행 등 대관업무 적극 대응 예상
  • 메리츠증권이 전 금융감독원 수석조사역을 거친 김석진 사외이사를 최근 전무로 인사를 냈다. 사외이사를 내부 임원으로 선임하는 일은 이례적으로, 최근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 등 규제 강화로 해당 업무의 전문가를 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메리츠증권은 김석진 전 사외이사(1963년생)를 4월 감사본부장 전무로 영입했다. 임기는 오는 2022년 3월31일까지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김 전무는 지난 1987년 증권감독원에 입사한 뒤 금감원에서 증권감독국 경영지도팀장, 미국 뉴욕사무소 수석조사역 등 20년 이상 근무한 인물이다. 

    김 전무는 지난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로 선임, 감사위원회와 리스크관리위원회 위원장 업무를 해오다가 지난 3월 중순 임기 절반을 남겨두고 사임했다. 

    이후 바로 임원으로 자리를 옮겨 현재 감사본부장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간 메리츠증권은 감사실 체제로 운영돼왔지만 김석진 전무를 내부 영입하면서 감사본부로 조직을 개편, 새롭게 감사본부장 자리를 만들었다. 워커홀릭 수준의 꼼꼼한 일처리로 메리츠금융지주 내 신임 두텁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과 김석진 전무는 서울대 경영학과 82학번 동문이다.

    김 전무의 이력은 눈에 띈다. 그는 지난 2008년 금감원에서 한국투자증권 상근감사로 재취업했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이 당시 김 전무를 영입하기 위해 직접 뉴욕으로 찾아가 스카우트한 일화는 금감원 내부에서도 유명하다.

    이후 무려 8년간 상근감사직을 유지한 김 전무는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윤리경영지원실장이라는 새 직함을 받았다. 당시 일각에선 한국금융지주가 동일 회사에서 6년 이상 감사 재임을 금지하는 법 추진을 의식해 새로 자리를 신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사외이사와 상근감사 제도의 취지는 이사회 업무와 경영진을 감시하는 것으로, 이들은 기업의 권력을 견제하고 보완하는 역할을 맡는다. 사외이사나 상근감사를 맡다가 내부 임원으로 영입되는 일은 흔치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김 전무는 두 차례 경영진에 대한 견제 역할에서 내부 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특히 매번 각 조직은 그를 영입하면서 새롭게 자리를 만들었다. 이는 김 전무가 다져온 전문성과 금융업계 인맥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김 전무의 영입은 최근 금융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한 목적으로 시행된 금소법 등 당국의 규제 강화 등에 대비해 당국 대관 업무 등 대응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연이어 발생한 사모펀드 사태 이후 금융기관과 임직원에 대한 징계 수위가 높아지면서 증권업계는 당국과의 중재자 역할로 전직 금융관료 인사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하는 추세다. 메리츠증권은 증권사 중에서도 인재 영입을 공격적으로 하는 회사로 꼽힌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김 전무는 과거 금감원 업무를 두루 거쳤고, 타회사에서도 컴플라이언스와 윤리경영 업무를 수행하는 등 금융사 업무를 수행하는 데 충분한 전문성을 갖췄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