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텔레콤, 유진투자증권 지분 2.05%p 매입 공시최대주주 유진기업(27.25%)과 지분 격차 좁혀김형진 회장 과거 이력에 3대주주(5.02%) 등장 눈길
  • 김형진 회장이 이끄는 세종텔레콤이 유진그룹의 금융 계열사 유진투자증권 지분율을 12%대까지 확대했다. 작년 4월 보유 지분 5%를 넘기면서 유진투자증권 2대 주주로 깜짝 등장한 뒤 지난 1년간 변화다.

    세종텔레콤이 유진투자증권의 지분 매입을 공격적으로 이어가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이 모아진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세종텔레콤은 이달 13일부터 26일까지 9차례에 걸쳐 유진투자증권 보통주 198만주를 장내 매수했다. 주당 취득단가는 4487~4872원으로 52주 최고가(종가 기준 4910원)와 근접한 수준이다. 지분 투자에 쓰인 자금은 약 94억원어치다. 이로써 세종텔레콤의 유진투자증권 지분율은 직전보고서 기준 9.96%(965만주)에서 12.01%(1163만주)로 2.05%포인트 늘어났다.

    세종텔레콤이 유진투자증권 주주로 등장한 것은 작년 4월부터다. 같은 달 16일 지분 5%를 넘기며 처음으로 공시 의무가 발생했으며, 주식 추가 매수로 5.75%의 지분을 확보했다. 주당 평균 취득단가는 1000원 후반대였다. 이후 유진투자증권의 최대주주인 유진기업(작년 3월 말 기준 27.25%)에 이어 2대 주주로 부상했다. 

    지분 보유목적은 종전과 마찬가지로 경영참가 목적이 없는 단순투자다. 

    당초 김형진 회장은 “단순히 값이 싸서 샀다”며 인수 의도가 없다는 뜻을 내비쳤지만 업계 의견은 분분했다.

    김 회장이 과거 동아증권(NH투자증권 전신)을 인수해 세종증권을 설립한 입지전적 인물이라는 점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이다. IMF 시절 부도위기에 몰린 동아증권을 당시 주가보다 두 배 이상 비싼 가격에 사들이며 경영권을 확보했으며, 2005년 말 농협중앙회에 넘겨 막대한 차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김 회장의 과거 이력을 바탕으로 적대적 M&A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지난 1년여간 세종텔레콤은 유진투자증권 주식을 꾸준히 사들이며 지분율을 12%대까지 끌어올렸다. 작년 8월에는 유진투자증권 보통주 94만주를 약 42억원에 처분하기도 했으나 현재 보유수량에는 훨씬 못 미치는 규모다. 

    올해 3월 말 기준 유진투자증권의 최대주주는 유진기업으로 지분 27.25%를 보유하고 있다.

    유창수 대표이사(0.89%)를 포함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까지 모두 합하면 29.03%다. 2대 주주인 세종텔레콤이 공격적으로 지분을 늘리는 데다 오너일가 지분율이 절대적으로 높지 않은 점이 주목된다. 

    최근 3대 주주로 등장한 개인 투자자도 변수다. 올해 3월 김종석씨는 특별관계자 1인을 포함해 유진투자증권 지분 5.02%(485만8108주)를 확보했다. 보유 목적은 단순투자 목적이며, 현재로선 우호 세력 여부를 가늠하기는 어렵다.

    유진기업 내부에서는 계열분리에 대한 이야기가 형성되고 있지만 회사 측은 사실 무근으로 선을 긋고 있다. 

    유진투자증권과 세종텔레콤 관계자 역시 최근 눈에 띄는 지분율 변동과 관련해 모두 '단순투자 목적'이라고 밝힌 상태다.

    한편 유진그룹은 1969년 설립된 제과업체인 영양제과를 모체로 레미콘 업종에 진출했다. 올해 1분기 기준 유진기업(레미콘), 유진투자증권(금융업), 동양(레미콘) 등 상장사 3곳을 포함해 총 57개 법인으로 구성됐다. 유진기업은 유경선 회장이 11.54%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유창수 부회장(6.85%)이 2대 주주다. 동양의 경우 유진기업과 유진투자증권이 각각 23.78%, 4.7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