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티빙에 수백억원 규모 투자... 3대 주주 오를 예정네이버가 보유한 웹툰·웹소설 IP 활용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시너지카카오·쿠팡에 비해 약점으로 꼽히는 OTT 경쟁력 강화 일환
  • 네이버가 티빙 지분 인수를 추진 중이다. 약점으로 지적되는 자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의 부재를 해결하고,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와 경쟁하겠다는 방침이다.

    4일 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티빙과 지분 인수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앞서 네이버와 CJ그룹은 지난해 10월 6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했으며, OTT 분야에서 협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네이버가 티빙의 지분 10~15%를 확보해 CJ ENM, JTBC스튜디오에 이어 3대 주주에 올라설 것이란 예측을 내놓고 있다.

    네이버가 티빙 지분 인수를 논의 중인 배경으로는 경쟁사들의 투자 확대가 지목된다.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영상 스트리밍 기술 업체 아이앤아이소프트를 250억원에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OTT 사업에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쿠팡 역시 지난해 OTT ‘쿠팡플레이’를 출시한 이후 영화 ‘미나리’를 비롯해 ‘SNL 코리아’ 독점 서비스 계약을 체결하는 등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와 티빙이 이번 협력을 통해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는 시너지를 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네이버의 경우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OTT 플랫폼의 부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전망이다. 플랫폼 경쟁사인 카카오와 쿠팡이 지난해 각각 카카오TV(2020년부터 서비스 영역 OTT로 확장)와 쿠팡플레이를 출범하면서 자체 OTT를 확보한 것과 비교했을 때 네이버는 한 발 뒤처진 상황이다.

    네이버가 이번 지분 인수 이후 티빙과의 연계를 한층 강화할 경우, 자사가 보유한 웹툰·웹소설 기반의 인기 지식재산권(IP)을 영상화해 시장에 선보일 수 있는 창구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티빙의 유료 가입자 수는 현재 약 150만명으로 추산된다. 넷플릭스(약 380만명)와 웨이브(약 200만명)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0월 출범 이후 누적 유료 가입자 수가 63% 증가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보다 많은 시청자들에게 자사의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셈이다.

    또한 티빙이 올해 콘텐츠 제작에 8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만큼, 네이버가 보유한 웹툰·웹소설 IP를 기반으로 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티빙 입장에서는 양질의 콘텐츠를 수급할 수 있게 됐다. 최근 OTT 시장에서 웹툰·웹소설의 검증된 IP를 활용한 영상 콘텐츠가 인기를 얻고 있다. 네이버 웹툰의 IP로 제작된 넷플릭스 드라마 ‘스위트홈’, 카카오페이지의 웹툰 ‘승리호’로 만든 동명의 영화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현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티빙은 네이버와 협업을 통해 양적, 질적 성장을 이어나갈 예정”이라며 “파트너십의 성과는 하반기로 갈수록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이다. 내년에는 글로벌 진출도 본격화할 예정”이라고 전망했다.